경제
네이처 선정 2018년 과학계 화제의 인물 10인
입력 2018-12-19 01:07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2018년 과학계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인물 10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18일(현지시간) 네이처의 수석 편집자인 리치 모내스터스키는 "초전도성에 대한 발견부터 엄청난 비판에 휩싸인 인간 유전자 편집에 이르기까지 올해 과학계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을 선정했다"며 "우리가 누구고,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마주하게 한 이들"이라고 소개했다.
올해는 중국 과학자들의 돌풍이 거셌다. 과학계 최신 이슈의 한복판에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 기술로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 아기를 태어나게 한 중국 남부과학기술대의 허젠쿠이 박사가 있었다. 그는 지난달 28일 홍콩에서 열린 국제 학술대회에서 "유전자 편집을 통해 쌍둥이 여자아이 2명이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갖도록 했다"고 발표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 논문은 생명윤리 논점을 모두 무시하고 유전자 편집으로 출생한 아기를 잠재적 위험에 빠뜨렸다는 전 세계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허젠쿠이 박사 외에 또 다른 화제의 중국인 과학자로는 MIT에서 연구 중인 물리학자 위안 차오가 꼽혔다. 그는 '꿈의 나노물질'로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을 두 겹으로 쌓아 저항 없이 전기를 전달하는 '초전도체' 성질을 갖도록 해 물리학계의 조명 받았다. 특정한 마법각도에서 그래핀이 에너지 낭비없이 전기를 전달하는 초전도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공공 데이터 기반의 혁신을 선도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은퇴한 지적재산권 변호사이자 아마추어 유전학자인 바바라 레이-벤터 박사는 공공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1970~1980년대를 주름 잡은 캘리포니아주 희대의 연쇄살인마 '골든 스테이트 킬러'의 정체를 특정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데 기여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물리학자 제스 웨이드는 방대한 수작업을 통해 과학계의 여성과 유색인종 학자들의 프로필을 모두 기록하고 위키피디아(Wikipedia)에 올리는 수고를 감수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유색인종은 백인보다 과학 분야에 취약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그간 숨어있던 학자들을 찾아 소개한 것이다. 아울러 유럽위원회의 과학정책 관료인 로버트 잰 스미트는 더 많은 연구논문들을 공공에 개방해 연구자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한 'Plan S'를 통해 과학 출판계에 일대 파장을 가져왔다.

인류와 우주의 기원에 한 발 더 다가간 인물도 여럿 이름 올렸다. 막스플랑크진화인류연구소의 고고학자 비비안 슬론은 9만년된 뼈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해 현생 인류의 조상인 데니소바인과 네안데르탈인가 피를 섰었다는 '이종교배' 증거를 발견해 화제를 모았다. 천문학 분야에서는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 임무를 통해 우주의 비밀을 담은 소행성 류구의 샘플을 지구로 돌려보낸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요시카와 마코토 책임 매니저가 NASA보다 앞선 연구로 주목 받았다. 10억개 이상 별의 위치, 동작 등을 추적한 가이어 위성의 대규모 데이터를 공개하고 처리·분석을 주도한 영국 리버풀의 앤소니 브라운 집행위원장도 빼놓을 수 없다. 브라운 위원장의 데이터는 은하수가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인류 지식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화제의 10인에는 기후환경 운동가들도 포함됐다. 프랑스 기후학자 발레리 마송 델모트는 지구 기온이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산호초를 파괴하기까지 약 12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보고서를 발표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으며, 말레이시아의 에너지녹색기술수자원부 장관인 예오 비 인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는 환경 운동을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았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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