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쫓겨난 문베스 CBS 회장…퇴직금 1356억 원 못받는다
입력 2018-12-18 16:10 
레슬리 문베스 전 CBS 최고경영자 [사진 = 연합]

사내 성추문으로 자리에서 쫓겨난 미국 지상파 방송사 CBS의 레슬리 문베스 전 최고경영자(CEO)가 1억2000만달러(약 1356억원)의 퇴직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CBS 이사회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문베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문베스가 저지른 고의적이고 중대한 직권남용, 회사 정책 위반, 고용 계약 위반, 회사 조사에 협조하지 않기 위한 의도적 행동 등을 포함해 관계를 끝내야 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문베스는 지난 9월 성추행으로 사임한 뒤에도 CBS로부터 거액의 퇴직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이에 CBS는 문베스 수사를 위한 자체 조사단을 꾸린 뒤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를 검토한 결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뉴욕타임스(NYT)에서 공개한 CBS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문베스는 1995년 CBS 사장이 되기 전부터, 그리고 사장이 된 이후에도 여러 곳에서 강제적 성행위를 해왔다.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들은 승진시켰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피해자들이 문베스를 고발하자 그는 CBS 내 직위를 약속하며 이들을 회유하려 했다. 회유를 시도했다는 폭로를 담은 문서는 삭제했다.

문베스는 이사회의 이번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CBS와 법적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문베스의 변호사인 알렉산더 레반더는 성명을 통해 "CBS 이사회의 결론은 예견된 것이며,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문베스는 성범죄 혐의를 부인하며 성적 접촉은 당사자와의 합의로 진행했다고 주장해 왔다. CBS의 내부 조사 보고서 공개에 대해서는 계약상 비밀유지 조건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CBS도 문베스와의 법적 분쟁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BS는 지난해 11월 성희롱과 불법 행위 의혹이 제기됐던 'CBS 모닝 쇼'와 '60분' 프로그램의 공동 앵커였던 찰리 로즈를 해고한 바 있다. '60분'의 책임 프로듀서인 제프 페이거도 지난 9월 해고됐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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