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백 예보 사장 "사회적 가치 실현하면 예보료율 조정해 손해 보전해 줄 것"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13일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인 '포용적 금융'을 예금보험료율 차등평가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예컨대 금융기관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수익성 측면에서 손해를 봤다면 예보료율 조정을 통해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위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예보료율)차등평가제의 중요한 것은 금융기관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평가해 부실위험을 평가하는 것이지만, 금융기관을 운영할 때 수익성만이 최고는 아니다. 이 부분(사회적 가치 실현)을 평가해줘야 한다"며 차등평가제 항목을 보다 확대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위 사장은 또 차등평가제 항목 확대가 자칫 제도 도입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에, "최소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 금융기관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보완'이지 평가의 '주요한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염려를 일축했다.
착오송금에 따른 피해 구제 사업을 보다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착오송금은 지난해에만 9만2000건, 금액으로 환산하면 1115억원 발생했다.

위 사장은 예보가 착오송금자로부터 채권을 매입해 착오송금의 80% 수준까지 우선 피해를 보상하고 나머지 20%는 착오송금 수취인에게 부당이득 반환 소송 등의 비용으로 활용해 피해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5000만원인 예금자보호한도를 늘려주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위 사장은 "이 부분은 논쟁이 많다"며 "예금자보호한도를 늘렸을 때 금융업권 입장에서 예금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는 측면 등 검토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의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정보 수집체계도 정비하기로 했다. 위 사장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예보가 금융기관의 경영관련 정보를 받는 것을 두고 티격태격하는 일이 많다"며 "내년에는 차등평가제를 활용해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 관련 자료를 예보가 직접 받아 분석하고, 한국은행과 금감원, 금융위 간 정보공유체계 개선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소개했다.
위 사장은 사회적 가치 실현의 일환으로 "개인 채무조정 활성화와 소멸시효가 완성한 채권에 대해서는 시효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채무조정 채무자의 재기 지원을 위해 서민금융진흥원 등과 연계해 취업과 정책자금 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위 사장은 1960년생으로 순천고,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2회로 기획예산처 재정기획실 산업재정1과장, 기재부 공공정책국 정책총괄과장, 미주개발은행(IDB) 파견, 기재부 국고국장 등 경제·금융 분야의 보직을 역임한 바 있다.
※차등평가제란
예보는 부보금융회사별로 다르게 적용하는 예금보험료율을 산정하기 위해 경영, 재무상황 등에 대해 매년 한 차례 3개(1~3) 등급으로 평가한다. 차등평가 결과 1등급인 부보금융회사는 표준보험료율의 5%를 할인받는 반면 3등급인 경우 5%가 할증된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