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다 사고로 숨진 24살 김용균 씨의 빈소가 차려진 충남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는 어제(12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어제(12일) 오전 마련된 빈소에는 그제(11일) 야근을 하고 퇴근한 직장동료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찾아와 조문하고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정치인들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어제(12일) 오전 일찍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김 씨 직장동료와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사고 경위를 들었습니다. 이어 재발방지책과 비정규직 처우개선 방안을 놓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오후에는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조규선 전 서산시장 등과 함께 빈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했으며, 송낙문·전재옥 태안군 의원도 조문을 했습니다.
김 씨가 다닌 협력업체 임직원 등은 오전 일찍부터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려 했으나 직장동료 등의 저지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오후에는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소 임직원들이 조문하러 빈소에 들어왔다가 흥분한 상주와 직장동료들로부터 떠밀리듯 쫓겨나 조문을 하지 못했습니다.
강문대 대통령비서실 사회조정비서관과 고용노동부 직원들도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이들은 조문 후 김 씨 직장동료들 노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앞으로의 처리절차 등을 이야기하고 하청업체 비정규직의 어려움 등을 청취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들이 "형식적인 설명회 등은 필요 없다. 오늘은 우리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소리치는 등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빈소를 지키고 있던 직장동료와 노조 측은 오후 2시 인접한 서부발전 본사를 찾아가 정문 앞에서 '고 김용균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가칭)를 구성하고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 씨 부모가 참석해 생전의 아들 모습을 회상하고 "우리 아들 살려내라"고 외치면서 오열해 집회 참석자들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김 씨의 어머니는 "우리 아들이 (하청회사에) 들어가게 된 것은 고용이 안 됐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서류 내며 반년 이상 헤맸다. 대통령께서 고용 책임지겠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느냐. 나는 우리 아들밖에 보고 살지 않았다. 다른 욕심도 없었는데 왜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정말 알 수가 없다"고 흐느끼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김 씨는 그제(11일) 오전 3시 20분쯤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운송설비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