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씨가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공판에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발음을 어려워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김씨 일당의 댓글 조작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이 또 나온 것이다.
김씨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 5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주도한 모임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과 관련해 "경인선은 원래 '경공모 인터넷 선플 운동단'이라는 하부조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가 '어르신께서 경공모라는 발음을 어렵게 생각하니 발음이 쉽도록 해보라'고 해 경공모를 경인선으로 소개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특검이 어르신이 누구냐고 묻자 그는 "문 후보를 말한다"고 답했다.
이날 김씨는 2016년 9일 김 지사가 경공모 파주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킹크랩 프로토타입(초안)을 시연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고는 "이렇게 큰 일을 하면서 정치인 허락 없이 진행할 수 있겠느냐"며 "당연히 허락을 구했다"고 말했다. 또 "(김 지사가) 말을 잘 하지 않는 성향인 걸 알았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여 허락 표시를 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17년 1월부터 조기 대선 및 경선에 대비해 경공모가 문 후보를 위한 '비선 조직'으로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활동내역을 승인받기 위해 매일 밤 댓글 활동 내역을 (김 지사에게)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확인 후 별 말이 없으면 승인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지사가 일부 기사의 댓글을 보고 '네이버 댓글은 원래 이런가'라고 물은 점에 대해선 "문 후보 지지 댓글이 아닌 엉뚱한 댓글이 상위로 올라간 데 대한 질책"이라고 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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