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치매 백신 나오나…벌침서 부작용 없앨 해법 찾았다
입력 2018-12-06 15:36 

한방에서 널리 쓰이는 벌침(봉독) 성분으로 치매 백신의 부작용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 경희대 한의과대학(백현정·김영석·심인섭·배현수)·가천대(김연섭)·한국원자력의학원(김진수) 공동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봉독침 주사 때 면역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PLA2'라는 성분에 주목했다. PLA2는 한때 봉침 부작용의 원인으로 잘못 알려져 왔으나, 최근 들어 오히려 다양한 효능을 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독성을 가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 속에 과도하게 쌓이거나 뇌세포의 골격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우 단백질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런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치매 백신'이 떠오르고 있다.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바이러스 항원을 주사하는 것처럼 알츠하이머병의 항원(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을 주사해 아밀로이드 베타에 대한 항체 생산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치매 백신은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참여자의 6%에서 뇌 속 염증이 유발되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실험 쥐를 대상으로 이런 치매 백신과 벌침의 PLA2 성분을 함께 주사했다. 그랬더니 백신만 주사한 그룹보다 인지기능이 현저히 증가하고,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축적이 9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현수 경희대 교수는 "살아있는 상태에서 동물의 뇌 활동성을 측정하는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에서도 치매 백신과 PLA2를 함께 투여한 그룹의 뇌 활동이 증가함을 확인했다"며 "치매 백신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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