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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나 혼자 산다` 황지영PD "전현무♥한혜진 열애, 위기라고 생각했죠"
입력 2018-12-06 14:01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커플이 된 전현무, 한혜진. 제공|MBC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누구나 한 해를 돌아보면 그러하겠듯, MBC 나 혼자 산다의 2018년 역시 크고 작은 이슈로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그 중에서도 새해의 시작과 함께 동료에서 연인이 된 전현무-한혜진 열애 보도는 올 한 해를 통틀어 가장 아찔했을 순간이다.
나 혼자 산다 연출자 황지영 PD 역시 "(열애) 기사가 터졌을 때 프로그램으로는 위기라고 생각했었다"며 담담하게 전현무-한혜진 열애 소식을 떠올렸다.
"두 분이 사귀는데 함께 나오는 프로그램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이 커플을 시청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모르겠고요. 자칫하면 비호감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고,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할까도 하루 동안 엄청 고민했죠."
당시 나 혼자 산다의 선택은 정면돌파였다. 열애설에 이어 열애 인정 보도가 나온 당일 저녁, 무지개 회원 전원을 긴급 호출해 모처에서 당사자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들었던 것. 황PD는 "시청자들께 빨리 해명이나 설명을 하는 게 맞겠다 싶어 당일 저녁 긴급 녹화를 했던 거고, 다행히 예쁘게 봐주셔서 또 이렇게 1년을 보내게 됐다"며 혀를 내둘렀다.
"나 혼자 산다를 하면서 우리 프로그램이나 멤버들이,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어떨 때는 이 커플이 되게 좋아보였는데 또 어떨 때는 불편하다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그런 시청자들의 마음을 알기에 우리도 즉각적으로 대처해가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잘 왔죠. 모든 건 닥쳐봐야 아는 것 같아요. 전현무-한혜진 씨의 경우도 어떻게 보면 위기였는데 잘 넘겼구나 싶고요.(웃음)"
이경하 작가도 웃으며 덧붙였다. "예상치 못한 변수였으니까요. 사실, 결혼하면 빠져야 하는 포맷인데 그 안에서 그렇게 (커플이) 된 것은 너무 생각지도 못했던 거니까.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잘 넘겼죠. 시청자들도 예쁘게 봐주시고 본인들도 그렇게 잘 지내고 있고요."
모이면 가족같은 `나 혼자 산다` 멤버들. 제공|MBC
나 혼자 산다가 한 해 농사를 또 풍성하게 지으며 지난 5년간 무지개 라이브를 거쳐간 인물도 10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시청자들에게는 특정 출연자가 기억에 남을 수 있겠으나 제작진 입장에선 "누구 하나 꼽을 수 없다"며 전 출연진에 대한 동등한 애정을 전했다.
"한 번의 라이브를 위해 주인공과 첫 미팅부터 답사 하고, 중간 중간 촬영 후 편집해 나가기까지 나름 길다면 긴 여정인데, 저희는 한분 한분 다 좋았어요. 한 회를 책임지는 라이브 특성상 굉장히 고민하고, 신중하게 섭외하고 애정을 갖고 정성을 쏟거든요. 방송 이후 의도치 않게 (시청자들이) 안 좋게 보셨던 편의 주인공조차 저희는 굉장히 많은 애정을 갖고 있어요."
시청자가 접하는 방송 분량은 한 시간 남짓이지만 제작진은 그보다 수 배, 많게는 수십 배의 시간 동안 촬영하고, 편집하며 해당 편의 주인공을 만난다. 그만큼 제작진이 출연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순도 애정 100% 그 자체다. 황PD는 "그래서 생각보다 반응이 안 나올 때가 제일 속상하다. 우리가 그 분의 생활을 잘 못 녹인 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고 못내 아쉬움을 덧붙였다.
프로그램과 완벽한 윈-윈 케미를 보여준 터줏대감 박나래를 비롯해 마마무 화사, 미대오빠 김충재 등 나 혼자 산다 이후 인생이 바뀌었다 할 정도로 호감 스타로 떠오른 이들도 적지 않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던, 솔직하고 인간적인 일상을 보여주면서 연예인이기에 앞서 그들 역시 시청자와 같은 평범한 한 사람이라는 점이 통한 덕분이다.
"저희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 중 하나인데, 은근한 게 어렵거든요. 자극적으로 가려면 훨씬 쉽죠. 은근하고 진솔한, 진정성 있는 게 어렵죠. 연예인이 지닌 특성 때문에 방송을 위해 (방송)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안 보이게 하려고, 사람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죠."
올해 시상식에서도 수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나 혼자 산다`. 제공|MBC
2019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에 대해 묻자 에피소드보다 인물에 대한 목마름의 답변이 돌아왔다. 과연 사람이 주인공인, 나 혼자 산다 수장다운 답변이다.
"늘 새로운 인물에 대한 바람이 있어요. 무지개 회원님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는데, 올해도 라이브 출연분이 이슈가 되고 나서 회원님으로 나온 분들이 있었죠. 좀 더 자주 나오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름 시도했던 건데, 약간은 미묘하면서도 어색한, 그런 느낌을 좋아하거든요. 내년에도 그런 관계가 생길 수 있는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타 프로그램과 차별화라면 차별화된 게, 새로운 회원님이 들어온다고 해서 기존 회원(멤버)을 내치는 게 아니니까요. 점점 사랑받는 회원들이 불어났으면 좋겠고 시청자들이 느끼실 때도, 또 한 해가 기대가 되는 프로그램이면 좋겠어요."
지난해 말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 당시 전현무의 대상과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을 비롯해 무려 7개 부문을 휩쓴 나 혼자 산다. 올해 초 무한도전이 시즌 종영을 맞는 등 다사다난했던 2018년 MBC 예능국에서, 올해도 별 탈 없이 우직한 걸음으로 MBC 예능을 견인해온 만큼,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시상식에 대한 기대도 살포시 드러냈다. "고생에 대한 보상이라고 표현하긴 그렇지만, 상 받는 건 기분 좋은 일이잖아요. 어떤 상이든, 한 해 동안 수고했다고 주시는 거니까 좋은 결과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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