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기 대신 빛으로 데이터 보낸다…전송 시간 10분의 1 ↓
입력 2018-12-04 11:12 
ETRI 김대업 책임연구원이 광스위칭 시스템을 통해 서버로부터 두 개의 클라이언트에 데이터스트리밍을 전송하고 있다. [자료 제공 = ETRI]

국내 연구진이 전기가 아닌 빛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과도한 트래픽(전송량)에 따른 버퍼링, 전력 소모, 발열 등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데이터 센터의 트래픽으로 인한 문제를 극복할 '광스위칭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광스위치를 사용하면 기존 전기스위치를 쓸 때보다 에너지 소비를 30% 줄일 수 있고, 전송 지연시간을 최대 10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광스위치는 빛의 파장을 이용해 신호를 켰다 껐다 하는 기술로, 그 동안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되던 전기스위치의 대안으로 출현했다. 전시스위치는 전기신호를 이용해 온·오프 전환을 하면서 데이터를 목적지까지 보낸다. 장점이 많아 널리 쓰이고 있지만, 데이터 전송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막대한 전력 소비, 네트워크 지연 등으로 물리적인 한계점에 다다랐다.
이에 반해 광스위치는 빛으로 데이터를 보내기 때문에 전기가 필요 없고, 구조적으로 버퍼링도 거의 없다. 빛의 파장을 변경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1마이크로초(μs)로 짧다. 빛의 속도로 휙 지나가며 빠른 시간 내에 신호를 온·오프 전환할 수 있다는 얘기다. ETRI는 이 같은 광스위칭 기술을 상용망에서 적용해보는 데도 성공했다. 지난달 22일 이 시스템을 케이티(KT) 대덕 2연구센터 1층 실험실에 설치하고 데이터 센터 스위치 장비와 연동해 미디어 서버로부터 동영상 2채널을 실시간으로 수신했다.

다만 원천기술을 확보했을 뿐 곧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전기스위치를 광스위치로 바꾸려면 전 세계적으로 광스위칭 방식에 대한 역할분담, 표준화, 합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통일된 규격 하에서 완성도를 더 높이는 과정도 필요하다. 연구진은 일단 광스위칭 시장이 형성되기만 하면 상용화는 5년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준 ETRI 네트워크연구본부 광네트워크연구그룹 프로젝트리더(PL)는 "전기스위치는 에너지 소모가 많고, 과열됐을 때 열을 식히기 위해 또 에너지를 쓴다"며 "광스위치가 전기스위치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겠지만 각각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서로 공생하는 구조로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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