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청사에서 제한속도 3배를 초과해 달리던 BMW에 치어 전신마비 등 중상을 입은 40대 택시 운전기사의 딸이 금고형을 선고한 담당 판사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오늘(3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일명 '김해공항 BMW 질주' 사건을 재판한 담당 판사에게 피해자 48살 김 모 씨의 중학교 2학년 딸이 보낸 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김 양이 보낸 편지에는 사건을 꼼꼼히 검토하고, 피해자 측 마음을 헤아려준 담당 판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 양의 아버지는 택시기사로, 지난 7월 부산 김해공항 국제선 출국장 게이트 앞에서 손님의 짐을 내려주다 항공사 직원 정 모 씨가 몰던 BMW 승용차에 치였습니다. 현재 의식은 돌아왔으나 전신 마비 상태입니다.
정 씨는 지난 23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금고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징역형과 달리 강제노역은 하지 않습니다.
가해자인 BMW운전자 정 씨에게 법원이 금고 2년 실형을 선고하던 날, 김 양과 김 양의 언니는 방청석에서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김 양과 김 양 언니는 사건 공판이 있을 때마다 법정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양은 이 사건을 다룬 뉴스에도 댓글을 달아 "금고 2년이라는 선고는 아쉽지만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큰아버지 측에서 합의를 해주는 바람에 집행유예로 풀려나올 줄 알았는데 감사하다"는 취지 댓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가해자에게 금고 2년이 선고되자, 네티즌들은 솜방망이 판결이라며 담당 판사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이에 서부지원 한 관계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서 형벌 종류를 '금고형'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판사는 다른 형벌을 선택하지 못했고, 해당 판사는 대법원 양형기준 내에서 가장 중형인 2년을 선고한 상황"이라면서 "판사 개인에 대한 비판보다 기존 제도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양도 이날 편지에서 "판사님 인터넷 댓글은 신경 쓰지 마세요"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