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KBL, 엄중할 ‘전창진 복귀’ 판단 결과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기로에 선 한국프로농구연맹(KBL). 그 선택의 결과는 꽤나 엄중할 수 있다.
KBL은 3일 오전 재정위원회를 열어 전창진(55) 전 감독의 전주 KCC 수석코치 선임에 관해 논의한다. 재정위 결과에 따라 전 전 감독의 지도자 복귀여부가 결정된다. 전 전 감독은 지난 2015년 8월 당시 승부조작 및 불법스포츠도박 의혹으로 KBL 무기한 자격불허 조치를 받았다. 2016년 승부조작과 불법스포츠도박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가운데 도박혐의는 2심서 유죄가 인정돼 현재 대법원 상고가 진행 중이다.
KCC는 지난달 30일 전격적으로 전 전 감독의 수석코치 선임을 발표했다. 추승균 전 감독이 사임한 지 15일 만이다.
이제 농구팬들 시선은 재정위, 더 넓게는 KBL로 향한다. 관련 결정이 주는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 이미 3년여가 흘렀고 주요혐의가 무죄가 된 전 전 감독이기에 복귀불가는 가혹하다는 의견, 농구계 위상을 땅에 떨어뜨렸고 여전히 도박혐의가 법정소송 중인 인물을 다시 어물쩍 지도자로 복귀시키는 게 이치에 맞냐는 의견이 맞선다. 온오프라인 농구팬들간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타종목과 비교, 법리적 분석 등 찬반의견이 쏟아졌다. 재정위에서 참고할 만한 의견들이 다수였다.
다만, 전반적으로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시기상조, 여전한 법리공방, 도덕성 흠집 등 이유는 다양하다. 대뜸 선임 먼저 한 뒤 결정에 관해 KBL에 떠넘기는 과정은 물론 책임 있는 모습이나 반성 없이 대행으로 운영되는 KCC 팀 상황에 은근슬쩍 묻어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단순도박만으로도 도덕성에 생채기가 생기기 충분한 일이다. 심지어 선수도 아닌 올바른 지도를 해야 하는 ‘지도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과정과 내용, 어느 하나 팬들을 움직이기 힘든 상태다.
한국 농구는 12월2일 요르단을 꺾고 내년 중국에서 열리는 농구월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2연속 농구월드컵 진출 쾌거. 갑작스럽게 사령탑에 오른 김상식 감독이지만 기대 이상 지도력으로 호평을 받았고 귀화한 라건아(현대모비스)의 가세 및 이정현(KCC), 오세근(KGC) 등 스타플레이어들의 투혼은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관중이 가득 차지는 못했지만 향후 더 관심을 일으킬만한 여지와 성과를 남겼다.
KBL리그 역시 올 시즌 많은 변화가 진행 되는 중이다. 성과를 논하기는 다소 이르지만 안팎의 시도 만큼은 분명 이전과는 달랐다. 여기에 새롭게 취임한 이정대 KBL 총재는 기업인답게 초반부터 의욕적이고 과감하며 또 개혁적인 조치를 단행 중이다. 동시에 농구계 전반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다.

이토록 농구계 입장에서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놓인 이때 돌연 예민하고 복잡한 이슈가 주어지고 말았다. 농구계와 KBL의 노력, 선수들의 땀과 열정이 편견과 오해로 덧칠 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올여름 야구계도 국제대회 병역혜택 관련으로 큰 홍역을 앓았고 그로 인한 이미지추락 등을 경험했다. 그나마 야구는 국내에서 양적으로 큰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반면 농구계는 위기 속 재도약을 꿈꾸는 시기. 환경과 여건이 그만큼 위태롭고 다르다는 뜻이다.
농구 팬들은 충성심 강하고 열정적이기로 유명하다. 젊은 팬들도 많다. KBL의 선택은 어떨 결과를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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