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0일) 경기 수원역 부근 대형상가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에서 단 한 사람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은데는 지하 PC방에 근무했던 직원 5명의 공이 컸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날 불은 본격적인 퇴근이 시작되기 전인 오후 4시 10분쯤 발생해서 잔불이 최종적으로 정리되기까지 무려 4시간 40여 분이 걸렸습니다.
6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피해를 보았고 소방서 추산 5억2천4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지만, 당시 불이 시작된 지하에만 적어도 250여 명의 시민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를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10대 여성 한명이 심폐소생술로 호흡을 되찾았다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지하에 위치한 PC방 직원 5명이 화재 상황을 빠르게 감지해, 손님들을 즉각 대피시킨 점을 피해를 줄인 일등공신으로 꼽고 있습니다.
불이 나기 시작한 오후 4시 10분쯤 건물 지하 1∼2층에 걸친 대형 PC방에는 30대 직원 2명과 20대 아르바이트생 3명이 근무 중이었습니다.
총 500석 규모의 PC방에서는 수능을 마친 학생들을 비롯해 손님 250여 명이 자리를 잡고 각자 게임과 인터넷 등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창문 등으로 외부상황을 확인할 수 없는 지하 PC방에서 화재를 가장 먼저 감지한 사람은 매니저인 38살 A 씨와 35살 B 씨였습니다.
지하 1층 천장 흡입구를 통해 새어 들어온 흰 연기가 2초 뒤 검은색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 불이 난 사실을 알아챈 이들은 아르바이트생들과 함께 매장 곳곳을 뛰어다니며 손님들의 대피를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하 1층에 있던 손님들을 먼저 건물 외부로 대피시킨 뒤에는 곧바로 지하 2층으로 내려가 "불이 났으니 모두 대피하라"며 재차 화재 사실을 알린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당시 PC방에 있던 한 손님은 경찰 조사를 통해 "이상한 냄새가 나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직원들이 뛰어다니면서 대피하라고 소리쳤다"며 "일단 그 말을 듣고 밖으로 나와봤더니 큰불이 난 상황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직원들은 불이 나자마자 손님들을 먼저 대피시키고, 모두가 대피한 것을 확인한 뒤 마지막으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좁은 통로로 수많은 사람이 빠져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만약 대피가 늦어졌다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순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