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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을 “비처럼 ‘확’ 뜨진 않았지만, 16년 함께한 건 축복”
입력 2018-11-27 16:07 
미니 4집 ‘별’로 돌아온 보컬 그룹 노을. 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다겸 기자]
지난 2002년 1집 앨범 ‘노을로 데뷔, 어느덧 17년 차 가수가 됐다. 긴 시간 동안 멤버 교체 없이 한 길만을 걸어온 노을(강균성 전우성 이상곤 나성호)은 신화를 잇는 장수 그룹이자, 대한민국 보컬 그룹의 롤모델로 불린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감성을 자극하는 노래로 꾸준히 사랑받는 노을과 만나 16년간의 음악 생활과 미니 4집 ‘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일단 미니앨범이라는 점이 특별한 것 같아요. 최근에는 싱글 앨범을 많이 냈거든요. 싱글로도 신곡이 나오고 활동하니까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CD를 보니까 느낌이 남다르더라고요. 확실히 가수에게는 CD가 있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또 싱글은 한 곡 밖에 없는데, 이번에는 미니앨범이라 ‘별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다양한 것을 말할 수 있어 준비하면서 너무 좋았어요.”(노을)
노을의 새 앨범 ‘별은 멤버들이 보컬리스트로서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곡으로, 막막하고 답답한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당신은 여전히 ‘별처럼 소중한 존재이며 당신의 ‘별 같은 꿈도 환하게 빛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타이틀곡 ‘너는 어땠을까는 그간의 추억에 그리워질 걸 알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막연한 확신을 가지고 끝내 이별을 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나는 왜 살아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잖아요. 각박한 현실을 마주하다 문득 밤하늘에 있는 별을 보고 ‘내 인생도 언젠가 저렇게 빛날 날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통해 사람들에게 ‘세상에서 꼭 무언가를 이루지 못해도 여전히 별처럼 빛나는 존재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강균성)
노을은 지난 16년의 오르내림을 통해 감사와 겸손을 배웠다고 말했다. 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붙잡고도, ‘청혼, ‘그리워 그리워 등으로 큰 사랑을 받은 노을은 어느덧 17년 차 가요계 대선배가 됐다. 올해 초엔 씨제스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면서 안정적인 환경에서 그룹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렇다면 멤버들은 노을로 활동한 지난 16년을 어떤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을까.
나성호는 나오자마자 1위를 할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다. 그런데 멤버들 중에 감정이 심하게 동요되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잘된다고 들뜨지도, 안 된다고 좌절하지도 않고 각자 자신이 할 일을 하면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강균성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이 있었다는 것은 복인 것 같다. 겸손도 배울 수 있고, 나중에 올라갔을 때 당연한 것이 아니라 감사하다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데뷔곡 ‘붙잡고도로 큰 사랑을 받은 노을이지만, 투자 대비 큰 성공은 아니었다고. 멤버들은 그 당시가 음반에서 음원으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불법 다운로드가 많아서 사랑은 받았지만, 투자에 비해 수익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별, 임정희, 비와 함께 있었는데 비를 제외하고는 회사 입장에서 큰 성과가 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1, 2집 때는 잘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우여곡절도 많았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비처럼 확 뜨는 것도 축복이지만, 저희처럼 잔잔하게 오래가는 것도 축복인 것 같아요. 살면서 깨달은 것 중에 하나가 ‘남의 인생에 기웃거리지 말자는 거예요. 저희가 잘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대중이 많이 들어주면 가장 행복한 일 아닐까요?”(강균성)
후배들에게 사이좋게 지내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는 노을. 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노을에게 최장수 발라드 그룹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비결은 따로 없는 것 같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강균성은 비결을 안다면 누구나 다 그렇게 되지 않겠나. 다만 멤버들이 음악적으로 비슷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서 의견이 엇갈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전우성은 아무래도 저희 네 명을 모은 (박)진영이 형의 역할이 크지 않았나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7년 차 징크스를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없느냐고 물으니 나성호는 사이좋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노래가 하나 잘 됐다고 해도, 사이가 안 좋은 멤버가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히트곡이 계속해서 나올 수는 없지 않나. 무엇보다 함께 재미있게 음악을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라고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이어 이상곤은 저는 후배들이 아닌 제작자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요즘 아이돌 그룹 멤버 수가 정말 많지 않나. 제 생각에는 팀원을 4명 정도만 하면 좋을 것 같다. 멤버가 8명, 10명 이렇게 되면 당연히 성격이 안 맞는 친구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오래가기가 힘들지 않겠나”라고 생각을 밝혔다.
16년 간 묵묵하게 한 길을 걸어온 노을. 멤버들이 생각하는 노을표 발라드의 색깔은 무엇일까.

나성호는 발라드도 알게 모르게 트렌드가 있는데, 저희는 그런 것을 쫓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어도 사람의 감정은 똑같지 않나. 잠깐 1위를 하는 것보다 언제 들어도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하겠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멤버들이 이번 앨범을 통해 얻고 싶은 성과 역시 1위가 아닌 대중이 오래 듣는 노래라고. 노을 멤버들은 요즘은 노래도 일회용품과 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좋은 음악, 영화, 그림, 글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1위가 아니어도 좋으니 오래오래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trdk011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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