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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김혜수 "`국가부도의 날`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 생각"
입력 2018-11-26 07:01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을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김혜수(49)가 ‘국가부도의 날로 돌아왔다. 1997년 그날을 완벽하게 스크린 속에 소환하는데 성공한 김혜수를 만났다.
김혜수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에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외환보유고 부족으로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던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1997년 그날은, 김혜수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의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그때도 연기하고 있었다. 외환위기 당시에 제 주변에서도 많은 일이 있었다. 이민을 간 사람도 있었고, 유학 갔다가 돌아온 사람도 있었다. 간접적으로 제 친인척도 타격을 받았다. 금 모으기 운동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피가 역류하는 듯한 분노를 느끼기도 했다는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이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작자도 아닌데 영화가 잘 만들어지고 재미있게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더라”고 고백했다.
김혜수는 경제통 한시현 역을 위해 경제용어와 영어를 체화하려고 노력했다. 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작품에 들어가기 전, 두려움도 있었다. 남다른 각오도 필요했다. 경제 용어와 영어 대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해야, 경제전문가 한시현이 관객에게 이질감 없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
김혜수는 당연히 해내야 할 과제였다”며 말에 대한 부담을 없애야 했다. 경제 용어와 영어는 내게 같았다. 일상에서 하는 말이 아니었고, 직업적인 전문성이 필요했다. 그게 해결되지 않으면 현장에 못 나간다. 출연을 결정하고 2주 뒤부터 실질적인 준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김혜수는 영어 단어 외우듯 경제 용어를 외웠다. 뿐만 아니라 당시 경제 상황을 단순히 아는데서 그치지 않고 전문적인 시점의 정보도 찾아봤다. 김혜수는 경제에 취약해서 강의도 들었다”며 경제 용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초보 이하 수준의 강의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게 도움이 됐다. 단어에 대한 이해와 함께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를 소분화해서 집중적으로 준비했다. 특별한 경험이었고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경제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렵다고 밝힌 그는 경제를 보는 눈도 타고 나는 것 같다. 열심히 배웠지만 재테크는 관심이 없다. 사회 정치면은 예전부터 봤다. 경제면도 보긴 하는데 사회 정치보다는 잘 안 들어오고 어렵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혜수가 '국가부도의 날'의 한시현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무엇보다 이번 작품의 한시현은 김혜수 그 자체다. 경제 전문가 한시현으로 완벽하게 분한 그는 영화 안에서 제 역할을 다 해낸다. 한시현 역시 그런 인물로 표현하고자 했다.
김혜수는 한시현이라는 인물은 남자여도 여자여도 상관 없다. 이 인물을 여성으로 강조하거나 보수적인 조직에서 살아남은 여성이라기보다 자기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려는 사람에 중점을 뒀다”며 한시현을 전사처럼 받아들일 수도 있고, 당당하다고 할 수도 있다. 표현이 다를 수는 있다. 한시현이 멋있는 건 멋을 부리거나 맞서 싸우거나 버텨서 그런 게 아니다. 좌절도 하지만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어떻게 보면 교과서적이거나 교훈적일 수 있죠. 우리 영화가 완벽하지는 않아요. 아쉬울 수 있어요. 하지만 오래되지 않은 현대사에서 우리가 공감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의미한 대화들이 오갈 수 있는 영화예요. 각자의 경험이 있고 그 경험과 아픔이 다르지만, 어느 부분에는 공통분모가 있어요. 그 시대를 관통하지 않은 세대에게도 그렇고요. 그때의 일이 우리를 바꿨어요. 비정규직이나 명예퇴직도 그 이후에 생긴 말이에요. 그 당시 협상이랑 상관이 있어요.”(인터뷰②에서 계속)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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