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국적 불문, 사랑할 수밖에 없는 멋진 언니들이 온다. 진정성 있는 연기로 전세계 엄마들을 위로 중인 샤를리즈 테론, 그리고 아픈 시대의 한 페이지를 뜨거운 가슴으로 연기한 김혜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토록 멋지고 아름다운 언니들이란!
샤릴리즈 테론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기쁨을 안긴, 영화 ‘툴리가 지난 22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영화는 아이 셋을 독박육아 하는 마를로(샤를리즈 테론)와 야간 보모 툴리(맥켄지 데이비스)의 남다른 우정을 담은 휴먼 드라마. 마를로의 첫째 딸인 사라(리아 프랭클랜드)는 여전히 철부지 이고 둘째 조나(애셔 마일스 팔리카)는 발달장애 아동으로 다니던 학교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 두 아이만으로도 벅찬데 셋째 막내까지 출산해 그야말로 매일이 전쟁이다.
마를로가 처한 현실은 보고 있자면 저절로 할 말을 잃는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지만 오로지 바깥일만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육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나홀로 고군분투도 하루 이틀. 피폐해져 가는 정신과 함께 하루하루 망가져 가는 육체는 또 어떻고. 결국 그녀는 오빠의 권유대로 야간 보모를 고용하게 되고, 그렇게 만난 보모 ‘툴리는 아이를 돌보러 온 게 아니라 당신, 마를로를 돌보러 왔다”며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화는 슈퍼맘과 그녀를 돌보는 보모를 통해 덤덤하지만 묵직하고도 따뜻한 위로를 안긴다. ‘독박육아에 대한 문제를 꼬집는 동시에, 꿈 많고 열정적인 한 때를 지닌 엄마의 잃어버린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당연한 듯 결코 당연하지 않은 일상의 비극에 대해 다시금 되짚어 보게 한다. 진정한 ‘살아있음에 대해 담백하지만 적나라하게 가감 없이 이야기 한다.
무엇보다 그런 마를로를 연기하는 샤를리즈 테론의 연기는 러닝타임 내내 애틋하고도 씁쓸하다. 역할을 위해 무려 22kg을 증량한 그는 넋이 나간 표정과 푸석한 얼굴로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다. 변신을 위한 변신이 아닌, 진정성이 느껴지는 그의 연기에 감동은 극대화 되고 눈물샘은 쉴 새 없이 자극된다. 이 시대의 모든 엄마를 비롯해 가족 구성원 누구든 함께 해야 할 영화로 꼽히는 만큼 그녀의 깊은 내공은 국경을 넘어 대단하다.
오는 28일 영화 ‘국가 부도의 날로 관객들과 만나는 김혜수 또한 뒤지지 않는다. 영화의 흥행 성적을 떠나 단연 그녀의 인생작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뭉클한 연기를 펼친다.
영화는 1997년, 사상 초유의 국가 경제 위기 속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모두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국가적 위기, IMF 사태를 다시금 되뇌어 보게 하는 작품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호황을 믿어 의심하지 않았던 그때, 곧 엄청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을 예견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은 이 사실을 보고하고 정부는 뒤늦게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한 비공개 대책팀을 꾸린다. 곳곳에서 감지되는 위기의 시그널을 포착하고 과감히 사표를 던진 금융맨 윤정학(유아인)은 위기에 투자하는 역베팅을 결심하고 투자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을 알리없는 작은 공장의 사장이자 평범한 가장 갑수(허준호)는 대형 백화점과의 어음 거래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소박한 행복을 꿈꾸지만 절망은 현실이 되고야 만다.
연기로는 내놓라 하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김혜수의 존재감은 가히 독보적이다. 가장 먼저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우는 한시현으로 분한 그는 놀라울 정도로 흡입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보수적인 관료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에 맞서 강한 신념과 전문성으로 위기 대응에 앞장서는 카리스마부터, 갖가지 반대에 부딪혀 좌절을 거듭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맞서는 용기를 뜨거운 가슴으로 연기한다. 위기의 직격탄을 맞을 소시민들의 편에 서 촌철살인의 직언을 하고, 자신의 모든 걸 걸고 맞서는 그녀의 모습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지를 알게 한다.
‘국가부도의 날은 우리 역사의 한 최악의 상황을 덤덤하게 담아낸다. 그래서 보는 내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고 쓸쓸하다. 영화적 기법을 최소화하고 오롯이 메시지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중심엔 김혜수가 있다. 왜 여배우가 설 자리가 없는 충무로에 그녀는 끈임 없이 정 중앙에서 오랜 기간 활약할 수 있었는지를 증명해내는 작품이다. 오는 28일 개봉한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적 불문, 사랑할 수밖에 없는 멋진 언니들이 온다. 진정성 있는 연기로 전세계 엄마들을 위로 중인 샤를리즈 테론, 그리고 아픈 시대의 한 페이지를 뜨거운 가슴으로 연기한 김혜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토록 멋지고 아름다운 언니들이란!
샤릴리즈 테론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기쁨을 안긴, 영화 ‘툴리가 지난 22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영화는 아이 셋을 독박육아 하는 마를로(샤를리즈 테론)와 야간 보모 툴리(맥켄지 데이비스)의 남다른 우정을 담은 휴먼 드라마. 마를로의 첫째 딸인 사라(리아 프랭클랜드)는 여전히 철부지 이고 둘째 조나(애셔 마일스 팔리카)는 발달장애 아동으로 다니던 학교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 두 아이만으로도 벅찬데 셋째 막내까지 출산해 그야말로 매일이 전쟁이다.
마를로가 처한 현실은 보고 있자면 저절로 할 말을 잃는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지만 오로지 바깥일만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육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나홀로 고군분투도 하루 이틀. 피폐해져 가는 정신과 함께 하루하루 망가져 가는 육체는 또 어떻고. 결국 그녀는 오빠의 권유대로 야간 보모를 고용하게 되고, 그렇게 만난 보모 ‘툴리는 아이를 돌보러 온 게 아니라 당신, 마를로를 돌보러 왔다”며 평범하고도 특별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무엇보다 그런 마를로를 연기하는 샤를리즈 테론의 연기는 러닝타임 내내 애틋하고도 씁쓸하다. 역할을 위해 무려 22kg을 증량한 그는 넋이 나간 표정과 푸석한 얼굴로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다. 변신을 위한 변신이 아닌, 진정성이 느껴지는 그의 연기에 감동은 극대화 되고 눈물샘은 쉴 새 없이 자극된다. 이 시대의 모든 엄마를 비롯해 가족 구성원 누구든 함께 해야 할 영화로 꼽히는 만큼 그녀의 깊은 내공은 국경을 넘어 대단하다.
영화는 1997년, 사상 초유의 국가 경제 위기 속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모두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국가적 위기, IMF 사태를 다시금 되뇌어 보게 하는 작품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호황을 믿어 의심하지 않았던 그때, 곧 엄청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을 예견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은 이 사실을 보고하고 정부는 뒤늦게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한 비공개 대책팀을 꾸린다. 곳곳에서 감지되는 위기의 시그널을 포착하고 과감히 사표를 던진 금융맨 윤정학(유아인)은 위기에 투자하는 역베팅을 결심하고 투자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을 알리없는 작은 공장의 사장이자 평범한 가장 갑수(허준호)는 대형 백화점과의 어음 거래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소박한 행복을 꿈꾸지만 절망은 현실이 되고야 만다.
연기로는 내놓라 하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김혜수의 존재감은 가히 독보적이다. 가장 먼저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우는 한시현으로 분한 그는 놀라울 정도로 흡입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국가부도의 날은 우리 역사의 한 최악의 상황을 덤덤하게 담아낸다. 그래서 보는 내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고 쓸쓸하다. 영화적 기법을 최소화하고 오롯이 메시지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 중심엔 김혜수가 있다. 왜 여배우가 설 자리가 없는 충무로에 그녀는 끈임 없이 정 중앙에서 오랜 기간 활약할 수 있었는지를 증명해내는 작품이다.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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