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꺾인 대신 고금리의 제2금융권, 규제가 덜한 기타대출에서 가계 빚이 급증해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대출도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9일 '전(全) 금융권 가계부채 관리 점검회의'를 열어 이 같은 가계부채 문제를 살폈다.
회의를 주재한 손병두 금융위 사무처장은 "기타대출과 개인사업자(자영업) 대출의 증가세, 취약차주 상환부담 증대 등이 가계부채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올해 1∼10월 2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조5000억원)의 60% 수준에 머물러 증가폭이 완화됐다.
이 같은 주택담보대출의 안정화를 두고 금융당국은 신(新) DTI(총부채상환비율) 도입과 9·13 대책이 효과를 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은 올해 1~10월 34조2000억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29조9000억원)보다 증가폭이 14.4% 커졌다.
금융당국은 가계 빚 해결을 위해 지난달 말 은행권에 먼저 도입한 DSR을 내년 2월 상호금융, 4월 보험사, 5월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로 순차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1년까지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인 5%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목표다.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대출의 지속적인 증가세 또한 금융당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자영업대출 증가율은 은행이 10.8%인 반면, 상호금융 45.7%, 저축은행 41.3%, 여신전문금융회사 15.9% 등 제2금융권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손 사무처장은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이 자영업대출을 더 적극적으로 취급할 유인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영업대출을 과도하게 제약할 경우 서민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는 만큼, 체계적인 부채 관리와 맞춤형 지원 방안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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