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60대가 마취에서 제때 깨어나지 못해 숨진 가운데 유족들이 해당 병원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오늘(19일) 유족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주에 사는 60살 김 모 씨는 지난 16일 오전 10시 30분쯤 집 근처 병원에서 어깨 근육 봉합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의사는 "수술은 잘 됐다. 근육이 많이 찢어지지는 않았다"고 밖에서 기다리던 가족을 안심시켰습니다.
남편은 거듭 "감사합니다"라며 머리를 숙이고 아내가 수술실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도 김 씨는 가족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의사는 설명을 요구하는 가족에게 "아직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아서 그렇다. 스스로 호흡을 못 해서 산소를 공급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때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가족은 김 씨가 병실로 이동한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챘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은 듯 제대로 의사 표현을 하지 못했고 여전히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간호사는 다급한 목소리로 "혈압이 너무 낮다"며 "우리는 당직의가 없어서 큰 병원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가족에게 환자 이송을 권유했습니다.
가족은 환자를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겼지만, 김 씨는 이곳에서도 회복하지 못하고 수술 이틀 만인 전날 오전 9시 40분쯤 숨을 거뒀습니다.
뒤늦게 종합병원에 도착한 수술의는 "환자가 그렇게 될 줄 몰랐다. 의료사고를 인정한다"고 가족에게 말했습니다.
가족들은 "의사와 간호사 모두 수술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전신마취를 하려면 최소한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김 씨의 남편은 "할 수만 있다면 (수술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갑자기 왜 이런 일이…"라며 오열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 신고로 김 씨 사망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며 "부검 결과를 토대로 해당 의사의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