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유가 바닥 찍었나…`중수익` 원유 DLS에 쏠린 눈
입력 2018-11-18 17:02  | 수정 2018-11-18 20:32
원유 가격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55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의 투자리스크가 낮아졌다. 원유의 추가 가격 하락 가능성이 낮아지자 기초자산 가격이 녹인배리어(원금 손실 구간) 아래로 떨어지기 어려워졌고 조기상환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나오고 있는 연 수익률 6% 이상의 원유 DLS가 녹인 위험 없이 중수익을 얻는 것이 가능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지난달 3일 배럴당 76달러까지 올라갔던 WTI 가격은 이달 13일 55.69달러로 떨어졌다. 40일 만에 28% 떨어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부터 유가 상승이 과하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는 데다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방침이 부각되면서 유가는 하향세를 이어갔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는 가운데서도 9개 국가에 대해선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을 유예한 것도 한몫했다.
유가가 1년 만에 저점에 오면서 기초자산 가격이 과도하게 떨어지지 않으면 안정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인 DLS의 매력이 재조명받고 있다.
현재 유가 상황에서는 40~50% 수준인 녹인배리어 아래로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낮아졌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로 유가가 역사적 저점을 찍었던 2016년 2월에도 WTI 가격은 배럴당 26달러를 넘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DLS 조기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 구조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DLS의 조기상환은 6개월 내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시점 대비 85~90% 이상이면 가능하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센터장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수준 밑으로 간다면 OPEC 등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을 통해 가격 하락을 방어할 것으로 보여 원유 DLS 투자의 안정성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락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내년에 평균 원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말했다.
20일까지는 3분기 사업보고서 공시 기간으로 신규 DLS 청약이 잠시 멈춘 상태지만 21일부터는 다시 청약을 받는다. 이번주 초까지 청약을 받은 DLS를 보면 녹인배리어가 40~50% 수준에 수익률이 6~8%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원유와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가격이 6개월 내 10%가 안 떨어지면 연 수익 10.2%를 받을 수 있는 DLS를 내놓기도 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