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1월 13일 뉴스초점-국회 품격 건물서 찾다니
입력 2018-11-13 20:08  | 수정 2018-11-13 20:41
'내부가 옹색하고 품위가 없다.', '외빈이 오면 창피할 정도.'
지난 5일 국회의사당 곳곳을 둘러본 건축전문가들이 한 말입니다.

이 밖에도 조명이, 국회를 위압적으로 보이게 한다,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 의장 단상이 너무 높아서 권위적으로 보인다 등등. 이른바 '품격'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국회는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을 내세워 의사당 건물을 개보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런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아주 냉소적입니다.

영국 국회의사당처럼 노후화돼서 벽이 갈라지고 천장에서 물이 새는 것도 아니고, 멀쩡한 건물인데 굳이 세금 낭비라는 지적부터, 건물을 리모델링 한다고 국회의 품격이 높아지냐는 비아냥까지 말이죠.

국회의 품격 향상을 위해 의사당 건물을 개보수할 게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언행을 바꾸라는 뜻입니다. 사람이 안 바뀌는데 건물이 바뀐다고 품격이 올라가냐 이거죠.

실제로 건축전문가들이 국회 건물을 둘러본 날, 국회에선 예결위 회의 도중, 여야가 고성과 막말을 거침없이 뱉어냈고, 국민들은 피곤해했습니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국회에서 우리말도 아닌일본식 표현, 저속한 단어를 쓰고도 잘못됨을 인식하지 못하는 의원들. 또 본인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놓고도, '국민들이 음주운전의 해악을 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의원까지. 여러 면에서 품격을 찾아보기 힘들죠.

국민들은, 세금이 들어간다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을 아예 개보수하지 말라는 뜻이 아닐 겁니다. 국민을 살리는 민생법안과 선진 입법, 품위 있는 언행으로 먼저 품격 있는 국회를 만들어 달라는 걸 겁니다. 그렇게 되면, 국민이 먼저 나서서 국회의사당을 멋지게 단장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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