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돌아온 HV 제왕` 토요타 아발론, `꽃할배→꽃중년→꽃청춘`
입력 2018-11-13 17:32 
[사진제공=한국토요타]

미국에서 '꽃할배'가 선호하던 토요타 준대형세단 '아발론'이 한층 젊어진 디자인과 역동적인 성능으로 한국의 꽃중년을 공략한다.
한국토요타는 이달부터 국내 판매에 들어간 신형 아발론은 5세대 모델이다. 아발론은 지난 1994년 북미 전략형 준대형세단으로 첫 선을 보인 뒤 1999년 2세대, 2005년 3세대, 2012년 4세대, 2018년 5세대로 진화했다.
아발론은 미국에서 합리적인 가격, 넓은 차체, 저렴한 유지비에 힘입어 50대 이상 중년과 노년에게 인기가 높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1세대가 판매됐다. 이후 14년간 수입되지 않다가 지난 2013년 한국토요타가 4세대 모델을 가져왔다. 아발론은 국내에서 토요타 플래그십 세단 역할을 담당한다.
차명은 고대 켈트 신화에서 아서왕이 전투를 치른 뒤 상처를 치유하러 갔던 낙원에서 유래했다.

신형 아발론은 중후한 매력을 갖췄던 기존 모델과 달리 역동적으로 변신했다. '보다 좋은 차 만들기'를 위한 혁신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플랫폼을 통해 저중심 설계와 와이드 스탠스를 적용한 결과다. 아발론 동생격인 토요타 캠리, 렉서스 ES도 같은 TNGA를 적용했다.
신형 아발론은 플랫폼을 공유한 두 모델처럼 날렵해졌다. 길고 넓고 낮아졌다. 쿠페형 실루엣을 적용했지만 세련미보다는 중후한 이미지를 강조했던 4세대 아발론과 달리 이번에는 이미지도 날렵하면서 역동적으로 변했다.
전장x전폭x전고는 4975x1850x1435mm로 기존 모델보다 15mm 길어지고 15mm 넓어지고 25mm 낮아졌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70mm로 50mm 길어졌다.
차체는 커졌지만 무게는 캠리보다 5kg 무거운 1660kg에 불과하다. 고강도 강판, 핫 스탬핑 강판을 사용해 가볍고 단단한 차체를 구현한데다 알루미늄 재질을 엔진 후드, 도어, 펜더 등에 적용해서다. 첨단 기술인 구조용 접착제와 레이저 스크류 용접(LSW) 공법을 적용, 충돌 안전성도 향상했다.
전면은 과감하게 디자인됐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렉서스 스핀들 그릴보다 밑을 넓힌 언더 그릴을 채택했다. 입구가 넓은 항아리를 닮은 그릴은 차체 하단 대부분을 차지한다. 입을 벌린 채 먹이를 향해 돌진하는 상어를 연상시킨다.
그릴 뒤쪽에는 엔진 온도를 감지한 뒤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면서 엔진실로 유입되는 냉각 공기 양을 조절하는 그릴셔터 기능을 채택했다. LED 헤드램프는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주는 모듈형 베젤을 적용했다.
후면은 안정감과 함께 강인함을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 그랜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양쪽 리어램프를 연결한 방식은 차체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3차원 형상의 LED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눈썹은 튀어나오고 눈은 움푹 들어간 서양인의 얼굴처럼 입체적이다.
문을 열면 태블릿PC를 연상시키는 터치패널 형태의 9인치 디스플레이와 센터콘솔이 직사각형으로 한 몸이 돼 운전석과 조수석을 갈라놓은 게 눈에 띈다. 대시보드에는 좌우를 이어주는 가로선을 배치해 입체감과 안정감을 추구했다. 계기판은 7인치 컬러 TFT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로 구성됐다.
60대 40 리어 폴딩 시트를 채택한 뒷좌석은 넉넉하다. 트렁크도 넓다. 배터리를 뒷좌석 시트 아래에 배치해 기존 가솔린 모델과 같은 공간을 확보했다. 골프백 4개가 충분히 들어간다.
안전성도 우수하다. 동급 최다 수준인 10개의 SRS 에어백, 사각지대 감지 모티너, 후측방 경고 시스템을 채택했다. 새로 적용한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는 차선이탈 경고 장치,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 오토매틱 하이빔으로 구성됐다.
이밖에 탑승자 위치를 고려한 S 플로워 에어컨디셔닝 시스템, 넓은 개방감을 주는 선루프,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USB 포트 5개로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국내 준대형차는 필수처럼 장착되는 열선 스티어링휠, 통풍시트, 전동 트렁크, 오토센싱 와이퍼 등 편의사양이 없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옵션을 줄였기 때문이다.
[사진제공=한국토요타]
아발론은 국내에 하이브리드(HV) 모델만 나온다. 2.5ℓ 직렬 4기통 엔진, 2개의 전기 모터, e-CVT(무단 변속기)를 채택했다. 시스템 출력은 218마력이다.스티어링휠은 무거운 편이다. 편안한 드라이빙뿐 아니라 스포츠 드라이빙에도 공들였다는 증거다. 드라이브 모드도 에코, 노말, 스포츠로 구성됐다. 에코나 노멀 모드에서는 하이브리드답게 조용히 출발한다. 귀를 기울여야 냉장고 모터가 돌아가는 "윙"소리가 나지막하게 흘러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여유롭고 편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성격이 금방 변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묵직함이 전해진다. 가속페달 반응은 빠르다. 엔진 돌아가는 소리도 노말 모드보다 세게 흘러나온다. 그러나 가솔린 스포츠세단처럼 소리로 달린다는 티를 내지 않고 절제한다. 패들 시프트가 없는 것은 아쉽다. 달리기 성능은 차고 넘치는 데 쓸 기회가 없다.
길이가 5m에 육박하지만 회전반경은 짧은 편이다. 시트는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정숙성은 렉서스급이다. 대시보드패널, 바닥, 천정 부위 등에 흡?차음재를 광범위하게 사용해 소음을 억제했다. 또 4점식 엔진 마운트를 최적으로 배치해 엔진 진동도 줄였다. 새로 개발해 적용한 맥퍼슨 스트럿 프런트 서스펜션과 더블위시본 리어 서스펜션도 충격과 진동 흡수에 한몫한다.
덩치 큰 프리미엄 세단이지만 연비도 뛰어나다. 공인연비는 16.6km/ℓ이지만 일상적인 주행패턴으로 달렸을 때는 20km/ℓ 이상 나왔다.
신형 아발론은 한층 젊어지고 다이내믹해졌다. 여성적인 느낌이 강했던 기존 토요타 하이브리드 모델과 달리 남성적인 이미지도 강하다. 타깃도 50대 이상에서 40대로 내려왔다. 꽃할배나 꽃중년뿐 아니라 '젊은 오빠'도 공략한다. 가격은 4660만원으로 플래그십 세단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이다.
사실 아발론은 '대박'을 칠 볼륨 모델은 아니다. 연간 판매 목표도 1000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판매대수만으로 아발론을 재단할 수는 없다. 세단에서는 캠리 밖에 없고 캠리 이후가 없어 BMW,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 등 유럽 브랜드에 눈 뜬 채 소비자를 빼앗겼던 토요타 입장에서는 판매 그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
아발론 덕에 세단 소비자들을 전시장에 더 붙잡아둘 수 있다. 소비자들이 쏘나타 사러 갔다가 그랜저를 사는 것처럼 캠리 사러 왔다가 아발론을 살 수도 있다. 캠리 판매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차종이 다양해져야 소비자 발길도 잦아지고 판매기회도 늘어난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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