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담합' 관급공사 싹쓸이 적발

유령회사 400여 개를 차려놓고 담합 입찰로 상하수도 공사를 싹쓸이한 건설업체 대표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오래된 관행이라는데, 이를 알면서도 눈감아 준 혐의로 서울시 공무원들도 같이 입건됐습니다.
이기종 기자의 보도입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상수도 공사장입니다.

불법 하도급을 받은 업체가 버젓이 공사를 벌이고, 공사장을 감독해야 하는 현장대리인도 없습니다.

경찰 수사결과 대부분의 상하수도 공사에 불법 하도급과 담합이 퍼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담합 입찰로 적발된 1백여 개 상하수도 업체들은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유령회사 4백여 개를 더 만들었습니다.

서로 짠 가격에 입찰만 했지 공사업체는 순번에 따라 미리 정해져 있습니다.

여기에 끼지 못하면 낙찰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인터뷰 : A토건 대표
- "내가 입찰받은 건이 5백 몇 개 업체가 담합을 해서 그 중에서 하나가 됐다고 운이 좋았다고 들었고, 워낙 오랫동안 입찰이 안되다가 하나가 되서 너무 좋았다고"

낙찰을 받은 업체는 7%의 커미션을 받고 정해진 공사업체에 하도급을 주고, 여기에 또 10%를 떼어내 담합 업체들끼리 나눠 가졌습니다.

지난 3월부터 한달 여간 서울시와 각 구청에서 발주한 75건의 공사 중 이런 방식으로 낙찰받은 것만 50여 건에 달합니다.

인터뷰 :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
- "현실적으로는 발견하기가 어려워요, 정상적인 사무실, 직원, 각종 서류 등이 준비돼 있어서.."

이기종 / 기자
- "경찰은 업체 대표 송모씨와 감독 공무원 등 70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비슷한 담합행위가 다른 관급공사에도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