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숙명여고, 작년 1학기말부터 총 5회 문제 유출
입력 2018-11-12 15:45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가 작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올해 1학기 기말고사까지 5번의 정기고사에서 시험문제와 정답 일부를 미리 받아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들에 대한 신속한 퇴학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내신과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12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 교무부장 A(53)씨와 A씨 딸인 쌍둥이 자매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쌍둥이가 1학년이었던 2017년 6월부터 2018년 7월 사이에 치러진 총 5차례 정기고사에서 시험 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봤다.
결정적인 증거는 쌍둥이의 시험지에 빼곡히 적혀 있던 정답표였다. 경찰은 쌍둥이가 사전에 외워둔 정답을 시험지를 받자마자 옮겨 적고 이를 OMR 카드에 기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외에도 경찰은 정답을 적어둔 '포스트잇'도 시험 문제 유출의 증거로 확보했다. 경찰은 "쌍둥이가 이를 컨닝 페이퍼로 활용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쌍둥이 자매가 문·이과에서 각각 전교 1등을 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전 과목 정답이 적힌 암기장도 유력한 증거로 작용했다. 쌍둥이는 조사 과정에서 "시험이 끝난 후 반장이 불러준 정답을 받아 적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쌍둥이가 이를 시험 전에 적었을 만한 여러 정황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쌍둥이의 휴대폰에서 발견된 영어 시험 정답 메모는 시험 전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시험지를 보관하는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는 점도 시험 문제 유출의 정황으로 봤다. A씨는 올해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지가 금고에 보관돼 있던 날 각각 시간 외 근무를 기록하지 않고 홀로 야근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시험 문제가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정확한 유출 경로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학교의 조속한 후속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 후 즉시 입장문을 내고 "쌍둥이의 전 학년 점수를 0점 처리하는 것은 물론 퇴학 조치를 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쌍둥이 징계문제를 조속히 결론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일반적인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하면 대법원판결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도 "학부모 불신이 크기 때문에 조기에 종결을 지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들의 자문이 모이는 대로 다수의견에 따라 학교와 협의해 단호한 조처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법률자문은 이르면 13일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 징계권은 학교에 있지만 시험을 앞둔 학부모와 학생들의 분위기를 감안해 수능 전에 징계 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유신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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