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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tv] `대화의 희열` 종영 빛낸 이국종 교수, 길을 만들어가다
입력 2018-11-11 08:0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이국종 교수가 ‘대화의 희열 마지막을 빛냈다.
KBS2 ‘대화의 희열이 10일 10회를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대화의 희열은 지금 가장 만나고 싶은 단 한 사람을 초대해 대화를 나누는 원나잇 딥토크쇼다. 사라졌던 1인 토크쇼를 새로운 감각으로 부활시키며 주목받았다.
이국종 교수는 아덴만의 여명 작전 중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며, 탈북한 병사의 수술을 맡아 화제를 모은 인물. 외상외과 의사 이국종 교수는 MC 유희열,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 강원국, 디테일한 호기심으로 무장한 소설가 김중혁,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과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이국종 교수는 촬영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코드블루라는 방송이 뜨자 급히 달려나갔다. 출연진과 제작진 역시 이국종 교수를 배려하며 기다렸다. 환자의 상태를 체크 하고 온 그는 ‘대화의 희열 멤버들과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의사가 된 계기를 묻자 그는 어려운 형편이었다며 원래 의사보다는 사관학교를 꿈꿨다고. 다만 이국종 교수는 동네에 좋은 의사들이 많아서 좋은 일을 많이 했다”며 제가 어려운 형편인 걸 알았는지 용돈을 주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임기응변으로 하다보니까 지금까지 온 느낌이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본과 3학 년때 집안 사정이 안 좋았다. 학교 다닐 생각이 아니었다. 해군으로 갔는데, 군대 빨리 마치고 이민 갈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그곳에서 인연을 만났다. 상부에 직언을 많이 했던 그분은 나쁜 보직을 감수할 자세가 있다면 비굴하게 정치적으로 타협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일단 시작을 했으니 공부를 마치라고 하더라. 솔선수범하는 사람이 하니까 마음에 와 닿았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이국종 교수는 학업을 마쳤고 의사가 됐다. 그는 외과를 간 이유를 묻자 친구 때문이었다. 그 친구가 혼자 외과에 들어가서 죽을 고생을 했다. 같이 하자고 해서 따라 갔다”며 그 친구를 원망한 건 아니고 스스로를 원망했다”고 고백했다.
간담췌 외과를 하던 그는 독일행도 무산되고, 일자리를 찾았다. 당시 외환 위기 때문에 취업이 무척 힘든 상황이었다. 당시 교수의 제의로 외상 외과로 갔다.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나가던 그는 음악 이야기에 웃음꽃을 피웠다.
그는 음악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의사들이 환자 한 명을 살리려 하면 23명에서 30명 정도가 투입된다. 그럼에도 못 살릴 때가 있다. 의사가 그 사람이 인생에 영향을 준다. 음악인들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저도 힘들 때가 정신 번쩍 나는 음악을 들으며 힘을 냈다”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사고 후, 한 시간 내에 적절한 조치를 하면 환자의 생존율이 증가하는 ‘골든아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닥터 헬기의 소음 민원 때문에 힘들다고 고백했다. 이로 인해 병원 내에서도 압력을 받기도 한다고. 오히려 같은 환자들이 이해해주는 경우가 많다.
닥터 헬기보다 소방청 헬기를 이용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비행을 나갈 때 다치거나 사망을 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각서를 쓴다는 이국종 교수의 말에 ‘대화의 희열 출연진은 깜짝 놀랐다. 뿐만 아니라 출동할 때마다 소방청에 도움을 요청해야 했고, 적자로 인해 언제든지 외상외과 센터 문이 닫힐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시스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협조가 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들도 언급했다.
이국종 교수는 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인물. 하지만 그는 손을 내저으며 문제 제기는 해결책을 내야 하는데”라며 이 기관에서만큼은 세계 표준을 따르자고 생각하지만, 한마디로 동료들을 쥐어짜고 있다. 그런데 지속 가능하지가 않다. 죽을 힘을 다해 하고 있다. 길게 갈 수 없다. 버티고 있는 거다”고 자신과 함께하고 있는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계속해서 그는 다들 힘들다고 말을 안 해서 걱정이다. 병가가 올라와야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다”며 주변 사람들이 그냥 힘든 게 아니다. 크게 다치는 일도 많다”고 설명했다. 응급상황의 헬기 안에서 환자를 치료하다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국종 교수와 함께 일하는 이들은 길을 만들어가며 버티고 있었다. 이국종 교수는 대단한 정의가 아니다. 자기가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에게는 직장 생활 뿐이라고 했다. 그는 숭고함이 아니다. 처음엔 그런 생각을 했다. 분명 옳은 일을 하는데 왜 이럴까 생각하면서 지쳤다. 그런 건 없어졌다. 어느 직장 생활이든 애로가 있지 않나. 특별한 일을 하는 건 아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날 ‘대화의 희열은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국종 교수의 정의부터 외상외과의 현실까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난달 8일 첫 번째 게스트 코미디언 김숙을 시작으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뗀 ‘대화의 희열은 프로파일러 출신 국회의원 표창원, 청춘의 아이콘 래퍼 겸 프로듀서 지코, 푸른 눈의 의사 인요한, 레전드 축구선수 안정환, 호통 판사 천종호, 세계가 사랑한 발레리나 강수진, 마음을 흔드는 아티스트 아이유, 방송인 송해 선생님까지, 자신만의 삶을 살아온 인물들과 만나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한 사람의 인생을 깊이 있게, 진솔하게 대화로 담아내 호평을 이끌어낸 ‘대화의 희열은 마지막 시간 이국종 교수에게 집중했다.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대화의 희열은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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