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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투자 한수] 미·중 무역전쟁에 올라타라
입력 2018-11-08 17:20 
기원전 100년 로마의 말단 병사 출신인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정복전쟁을 통해 유럽 영토 대부분을 점령하며 로마가 공화정에서 제국으로 넘어가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16세기 프랑스 태양왕 루이 14세는 베르사유 궁전을 건설하면서 귀족의 힘을 누르고 절대왕권을 강화했지만 민생을 저버린 독재자로 기억되고 있다. 강력한 무역전쟁과 국수주의를 옹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과연 후대에 어떤 평가를 받을까.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분쟁으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식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는 많은 나라에서 자유무역주의에 역행하는 것, 미국의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실제 중국과 미국 양측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트럼프가 정책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미국의 많은 국민이 트럼프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트럼프의 국정 지지율은 47%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의 제조업은 해외 대비 경쟁력을 잃으면서 중산층의 실질소득은 감소하고 소득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미국이 다시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려 했지만 원가가 높은 미국 제품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매긴 것이다.
중국의 첨단 산업에 대한 성장 속도를 고려했을 때 머지않아 무역적자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미국 입장에서는 걱정거리다. 현재는 공산품과 저가 소비재 위주로 수출하는 중국이 5년 뒤에 한국처럼 가전, 스마트폰, 전기차를 미국에 수출하기 시작한다고 생각해보자. 이때 대중 무역적자는 지금보다 몇 배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국가는 바로 해당국인 중국과 대중국 수출 비중이 34%에 달하는 한국이다. 최근까지 한국과 중국 주식시장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한국의 투자자는 어떤 포지션을 가져가야 할까. 한국 투자자는 결국 트럼프의 목적과 미국 산업 중 수혜를 받는 부문과 같은 방향의 배를 타면 된다. 관세 등으로 풍부해진 세수를 통한 재정정책, 추가 감세정책을 통한 소비 진작 등에서 수혜 업종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소비와 관련된 업종이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관련 지방정부채권 등에 투자를 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좀 더 안전한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은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현재 미국은 경기 활황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서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1년 전 2.4%에서 현재 3.2% 수준까지 도달했으며 연방은행은 향후 3~4차례 정책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3%대 후반까지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보이는 내년 하반기에는 안전한 미국 국채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 헤지(위험분산)보다는 달러표시 자산을 일부 보유하는 전략도 고려해보길 추천한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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