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호주처럼 디폴트옵션 도입…퇴직연금 수익률 더 높여야
입력 2018-11-07 17:47  | 수정 2018-11-08 09:15
"현재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 가입자 90%가 자산운용 변경을 안 해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을 고치려면 퇴직연금에도 디폴트 옵션 제도가 도입돼야 합니다."
김대환 미래에셋대우 WM연금지원부문 대표는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퇴직연금의 수익률 문제를 감안할 때 적극적인 리밸런싱(포트폴리오 변경)을 통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디폴트 옵션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폴트 옵션 제도는 연금 가입자의 별도 운영 지시가 없어도 금융사가 최적의 투자를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연금 가입자들이 퇴직연금 운용에 무관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자산운용사들에 디폴트 옵션을 통해 운영 자율권을 줬다.
지난 7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김 대표는 "가입자가 직접 적립금 관리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내서 연금소득을 늘리겠다는 목적으로 도입된 DC형 연금 제도가 확정급여(DB)형과 큰 차이 없이 운영되는 까닭은 가입자들의 무관심으로 사실상 원리금 보장 상품에만 투자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회에는 고용노동부 주도하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일부 개정안이 상정돼 있는데 DC형에 디폴트 옵션이 허용된다는 내용은 빠져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금융사들이 디폴트옵션을 제시하고, 다양한 자산을 편입하여 자율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수익률을 향상할 수 있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호주 퇴직연금 슈퍼애뉴에이션의 수익률은 최근 1년 기준 9.1%였다. 10년간 연평균 수익률도 6.5%를 기록해 근로자의 노후 보장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디폴트 옵션을 부여받은 221개 퇴직연금 기금이 높은 수익률로 가입자들을 늘리려고 경쟁하고 수익률이 부진한 기금은 자연스레 도태됐기 때문에 나온 성과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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