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강원랜드 리조트서 샤워하다 감전…리조트 측 "시설엔 문제 없어"
입력 2018-11-06 08:41  | 수정 2019-02-04 09:05

최근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를 찾았던 한 투숙객이 샤워하다 감전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강원랜드 측은 "시설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사고가 일어난 건 지난 9월 14일 오후 9~10시쯤입니다.

가족, 친정 식구들과 함께 여행을 온 40살 이 모 씨는 샤워를 하기 위해 세면대에서 먼저 손을 씻은 뒤 샤워기를 틀었습니다.

이 씨는 그때 "'윙'하는 느낌과 함께 전류가 샤워기를 통해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물을 잠가볼까'하는 생각으로 수도꼭지에 오른손을 댔고, 마찬가지로 전류가 흐르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샤워기를 내려놓고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며 거실로 나와 남편에게 "여기(샤워기) 전기 오니까 내일 나가면서 프런트에 얘기 꼭 하자"고 말한 뒤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휴대전화로 '감전 어지러움'을 검색하려는 순간 손이 멈췄으며, 온 몸에 마비가 왔고 숨을 쉬기가 힘든 증상을 겪었습니다.

이어 혈관과 심장이 오그라들고, 팔다리를 타고 온몸이 마비되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 씨 남편은 곧장 이 사실을 프런트에 알렸고, 10여분 뒤 이 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두 달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이 씨가 해당 사고로 인해 간 병원만 다섯 곳입니다.

가장 먼저 실려 간 정선군립병원에서 '좌우 손 사이를 경유해 심장으로 전기가 지나간 것 같다'는 소견을 비롯해 다른 병원에서도 감전으로 인한 과다환기, 급성스트레스, 공황 발작이라는 진단결과를 내놨습니다.

전기화상치료 전문병원에서도 '감전에 의한 손상'으로 진단했습니다. 이 씨의 몸에 별다른 외상이 없는 것은 '저압 전류에 감전되면 외상이 남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강원랜드에서는 "시설엔 전혀 문제가 없다. 감전인데도 차단기도 내려가지 않았다"며 "어떤 것도 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산업안전팀과 시설관리팀에서 전기측정 장치로 욕실 곳곳을 점검했으나 이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샤워기는 비전도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전류가 전혀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이 씨 이후 다른 손님이 같은 방에서 묵었지만, 감전사고는 없었다고도 했습니다.

입씨름 끝에 강원랜드에서 보험처리를 해주는 것으로 끝이 나는 듯했으나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었습니다.

이씨는 '시설에 문제가 없다'는 강원랜드 측 입장만 재확인했고, 구내치료비로 100만원을 지급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구내치료비는 시설물 하자는 없으나 투숙객이 다치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보험가입금액 안에서 치료비를 지급하는 보험 특약입니다.

이 씨는 "감전됐다는 진단서를 들고 오라고 해서 제시했더니 시설에 문제가 없다고 말을 바꾸며 책임을 회피하고, 외부업체를 통해 제대로 된 검사를 하기로 해놓고 하지도 않았다"고 반발했습니다.

이 씨가 반발하자 강원랜드는 지난달 30일 한국전기안전공사를 통해 재점검했고, 결과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 씨는 "감전으로 온몸이 굳고 정신도 잃어 죽었다가 살아났다. 지금도 손끝이 시리고 공황장애로 너무 힘들다. 샤워기에서 전류가 흐를 수 없다면 어떻게 감전이 됐는지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개했습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안타깝게 생각하고 충분한 보상을 해드리고 싶다. 책임을 회피한 건 아니다"며 "점검 결과 시설에 이상이 없는데 전류가 흐른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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