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성일 빈소, 엄앵란·최불암→조인성 조문행렬…슬픔에 잠긴 영화계(종합)

[MBN스타 김솔지 기자] 한국 영화사의 큰 별 배우 신성일이 별세했다. 고인의 빈소에는 영화계 동료들과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고 신성일은 4일 오전 2시 25분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4일 오전 1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돼 이날 오후 1시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유족인 엄앵란과 자녀들이 빈소를 지키는 가운데 최불암, 이순재,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김수미, 박상원, 임하룡, 조인성 등 영화계 관계자들이 대거 빈소를 찾았다.

엄앵란은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던 중 만난 취재진에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우리 남편은 영화 물이 뼛속까지 들었다. 까무러쳐 넘어가는 순간에도 ‘영화는 이렇게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걸 볼 때 정말 가슴 아팠다. 이런 사람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화려한 한국영화가 나온다는 생각에 넘어가는 남편을 붙잡고 울었다”고 말했다.

신성일 빈소 엄앵란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엄앵란은 생전 신성일에 대해 가정적인 남자는 아니었다. 사회 남자, 대문 밖의 남자였다. 일에 빠져서 집안은 나에게 맡기고 영화만 생각한 사람”이라며 존경할 만 해서 55년을 함께 살았다. 하늘나라에서는 못살게 구는 여자 아닌 순한 여자 만나 손잡고 구름 타고 잘 살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인을 3일 전 마지막으로 봤다는 그는 자녀들로부터 유언을 전해 들었다. 엄앵란은 딸이 마지막으로 할 말 없냐고 하니 (신성일이) ‘재산 없다고 말했다더라. ‘어머니에게는 할 말 없냐라고 물으니 ‘참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하라라고 했다”고 얘기했다.

동료 배우 최불암은 반짝이는 별이 사라졌다. 우리 또래의 연기자로서 조금 더 계셨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업적이 오랫동안 빛나기를 빈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수미는 불과 두 달 전에도 같이 밥을 먹었다. 더 계실 수 있었는데”라면서 하늘에서도 배우하세요”라며 눈물을 보였다.

고인은 1960~1980년대 풍미했던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국민배우다. 1960년 23세 때 신상옥 감독의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후 2013년 ‘야관문: 욕망의 꽃(임경수)까지 모두 513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관련 단체 활동도 적극적이었다. 1979년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맡았으며, 1994년에는 한국영화제작업협동조합 부이사장을, 2002년에는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과 춘사나운규기념사업회 회장직을 맡았다.

신성일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며, 배우 안성기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발인은 오는 11월 6일로 예정돼 있다. 장지는 경북 영천 선영이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