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브랜드로 새단장…단독주택의 귀환
입력 2018-11-04 17:21  | 수정 2018-11-05 09:45
블록형 단독주택 단지인 김포시 운양역 라피아노 2차 조감도. [사진 제공 = 태영건설]
단독주택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과거에는 골프빌리지 등을 표방한 초대형 면적의 고급형으로 나왔다면, 최근엔 면적을 확 줄인 실속형이 건설사 브랜드를 입고 나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단독주택은 아파트 생활이 일반화된 대한민국에서 일종의 '로망'과도 같다. 프라이버시 보호, 여유로운 공간 확보, 나만의 스타일 구성 등 아파트가 갖지 못한 단독주택의 장점은 뚜렷하다. 그러나 주택에 대한 관리와 책임이 온전히 집주인에게 있어 신경 쓸 부분이 많고, 하자 보수도 모두 집주인 몫이다. 상대적으로 보안도 취약하다. 블록형 단독주택 단지는 이를 상당수 보완했지만, 몇 가구 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비용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단독주택이 고급형 빌리지 형태로 우후죽순으로 나왔다가 이후 사그라든 것도 이 같은 고비용 구조 때문이다.
그러다가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기 시작한 작년 블록형 단독주택이 바뀐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과거와 다른 몇 가지 공통점이 뚜렷하게 감지된다. 초대형 면적이 아닌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공급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점, 잘 알려진 건설사 브랜드를 썼다는 점, 그리고 가구 수를 넉넉히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서울과의 접근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신도시 일대에 지어 노년층 수요를 흡수하려 했다는 점이다. 실속형으로 만들어 일반인들도 접근이 쉽도록 하면서도 이를 통해 전체 가구 수를 늘려 관리비나 각종 비용을 줄여 경제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공급된 대부분 단지들이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신청이 가능하고, 전매가 허용되는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피해갔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스타트는 작년 초 GS건설의 '자이더빌리지'가 끊었다. 대기업 1군 건설사가 공급하는 최초의 블록형 단독주택이라는 점에서 호응을 얻었다. 이 단지는 김포한강신도시 인근에 자리 잡은 525가구 규모 단독주택 빌리지다. 평균 청약경쟁률 33대1을 기록해 나흘 만에 전 가구가 완판됐다. 우리나라 아파트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로 전 가구가 구성됐지만, 서비스 면적이 있고 별도 주차공간을 지하에 마련하는 등 실제로는 통상 아파트 전용 84㎡보다 크게 느껴지게 구성한 것이 특징. 분양가는 4억원대 후반~5억원대 초반이었는데, 입주 3개월차를 맞은 현재 시세는 분양가 대비 1억원 이상 비싼 6억원대 중후반에서 8억원까지 나와 있을 정도로 일단 반응은 좋다.
분당 일대에 KCC건설이 지은 '동분당 KCC스위첸 파티오'도 지난 6월 분양하면서 19대1이라는 높은 평균 청약경쟁률로 성공리에 마감했다. 성남시 도촌지구에 조성된 블록형 단독주택은 총 203가구, 역시 100% 전용 84㎡로 구성돼 분양했다. 테라스와 가구 전용 정원, 중정, 다락, 개인주차장 등 다양한 설계와 강남 생활권이라는 점을 강조한 게 먹혔다는 것이 건설사 측 설명이다.
최근엔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분양한 태영건설의 '운정신도시 라피아노 4단지' 총 46가구가 10대1의 경쟁률로 성공리에 마감했다. 앞서 분양했던 '자이더빌리지'나 '동분당 KCC 스위첸 파티오'처럼 전용 84㎡ 단일면적으로만 분양하지만, 실제로는 타입별로 테라스나 로프트 등 서비스 면적을 제공해 중대형 아파트만큼 쾌적하다는 것이 건설사 측 설명이다. 아파트와 유사한 커뮤니티 시설도 단지별로 조성한다. 게스트하우스,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등을 입주민과의 논의를 통해 다양하게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소 불편하다고 여겼던 교통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운정역(예정)'이 들어서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운정신도시 라피아노 4단지'는 46가구 규모라 청약통장 없이 청약이 가능했지만, 1~3단지는 100가구 넘는 규모라 청약통장이 있어야 하고, 아파트투유 홈페이지에서 청약을 해야 한다. 앞서 분양한 '자이더빌리지'나 '동분당 KCC 스위첸 파티오'는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분류돼 청약통장이 필요 없었지만, '운정신도시 라피아노'는 청약통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시행사 측 설명이다. 다만 단지가 자리 잡은 파주는 비규제 지역이기 때문에 1~4단지 모두 전매가 가능해 투자자들도 꽤 많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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