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조 공매도 압박 뚫고…삼성전기 14%↑
입력 2018-11-04 17:09 
삼성전기가 1조원이 넘는 공매도의 압박을 뚫고 주가가 상승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전체 이익을 넘은 '실적의 힘'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이 업체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수익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어 주가 전망도 밝은 편이다.
4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공매도 거래대금 기준으로 1조원이 넘은 곳은 셀트리온(1조2237억원), 삼성전기(1조658억원)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가 증권사 등으로부터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식으로 이뤄진다. 막대한 공매도 거래로 인해 삼성전기 주가는 지난달 15.1%나 빠졌다.
그러나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이후 반전이 일어났다. 삼성전기는 올 3분기 영업이익 405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1032억원)보다 4배가량 급증했다. 증권사들이 예측한 예상치(3516억원)보다 15.2%나 높게 나왔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전체 영업이익(3062억원)보다도 많은 수치다.
외국인은 실적 발표 직후인 지난 1~2일 삼성전기를 25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통상 외국인이 공매도 거래의 70%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어닝서프라이즈'에 놀란 외국인이 이틀 동안 대규모 숏커버링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숏커버링은 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매수를 말한다. 이 같은 숏커버링에 주가는 이틀 동안(1~2일) 14.4% 올라 지난달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증권가에선 향후 공매도 투자자들이 공매도 유지보다는 상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적이 지속적으로 올라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기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은 1조314억원이다. 내년에는 1조4303억원으로 추정된다. 하반기로 갈수록 증권사들은 내년 삼성전기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인 MLCC와 카메라 모듈의 존재감 덕분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 부품들이 필요로 하는 만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제품인데 최근 '제2의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내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삼성전기가 트리플(렌즈 3개) 카메라 모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내년 사상 최대 실적을 예상하게 만드는 이유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고사양 제품용 MLCC를 공급하기 때문에 중저가 제품 위주의 대만 업체 MLCC 공급 증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내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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