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그리스 의상' 입고 공화국기념일 행사 참석한 터키대사 본국 소환
입력 2018-11-04 14:59  | 수정 2018-11-11 15:05

주(駐)우간다 터키대사가 대사관의 터키공화국수립일 공식행사 때 입은 옷때문에 본국으로 소환됐습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세데프 야우잘프 주우간다 대사를 터키로 소환했다고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밝혔습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일부 매체와 소셜미디어에 실린 야우잘프 대사의 공화국수립일(지난달 29일) 리셉션 복장을 인지하고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 등에 보도된 사진을 보면 야우잘프 대사와 대사관 남자직원은 그리스 또는 로마 시대 코스튬(연기 의상)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차림새입니다.


머리에 월계관 장식을 착용한 남자직원의 토가(한쪽 어깨를 드러내는 그리스·로마 남자 겉옷) 의상은 공화국수립일 리셉션이라는 행사 성격을 의식한 듯 터키 국기색입니다.

리셉션 사진이 일부 매체와 소셜미디어에 공개되자 공화국수립일 행사 복장으로는 매우 부적절했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터키는 1919∼1923년 그리스 등을 상대로 '독립전쟁'을 벌여 승리했고, 그에 이어 공화국을 수립했습니다. 양국은 오스만 왕조 시기부터 앙숙이었으며, 터키공화국 시기 이후에도 키프로스섬 분단이나 에게해 도서 영유권을 놓고 계속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야우잘프 대사는 트로이(그리스) 의상으로 우간다에 '2018 트로이의 해'를 알리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앞서 터키 정부는 서부 차나칼레에 있는 '트로이 유적'을 홍보하기 위해 올해를 트로이의 해로 정했습니다.

일부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야우잘프 대사의 이날 행사 복장은 트로이를 비롯한 그리스 신화에 대한 '오마주'라고 해석하면서, 대사와 대사관 직원의 복장은 각각 '트로이의 헬렌'과 제우스처럼 보인다며 대사를 두둔했습니다.

반면에 야우잘프 대사가 공화국수립일에 그리스 의상을 입은 것은 '역사의식 부재'라거나 핼러윈 의상을 미리 입은 것이냐고 꼬집는 의견도 잇달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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