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미국 중간선거를 나흘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각각 격전지를 잇따라 방문하며 막판 지원 유세에 나섰습니다.
특히 이번 주말이 중간선거 전 마지막 주말이어서 플로리다, 조지아, 인디애나 공화·민주 양당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지역들을 중심으로 두 전·현직 대통령의 사활을 건 '대격돌'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AP,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플로리다 최초의 흑인 주지사에 도전하는 민주당 앤드루 길럼 후보, 상원의원 재선을 노리는 빌 넬슨 의원 지원유세를 펼쳤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증오범죄 사건 등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의 정치 분열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과 관련, "분열에 기반한 정치"를 끝내고 미국의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를 분노하게, 또 두렵게 만드는 수사들로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말들이 의미를 갖지 못한다면 민주주의는 작동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이고 증오에 찬 언사가 민주주의 등 미국이 지켜온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그는 "현재 일어나는 일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저 불평만 하고 염려하거나, 겁먹거나, 절망 속에 단념하거나, 야유하거나 (SNS에) 해시태그만 달거나 하지 말고 투표하라!"며 "이곳 플로리다에서 역사가 이뤄지게 하자"고 촉구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마이애미 유세가 끝난 뒤 곧바로 또다른 격전지인 조지아로 날아가 유세를 계속했습니다.
조지아 역시 주지사 자리를 놓고 다른 어느 지역보다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른 곳입니다.
특히 민주당 흑인 여성 후보 스테이시 에이브럼스가 과거 인종차별이 심했던 이곳 남부 조지아에서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 지역입니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방송 출연을 잠시 접고 에이브럼스 후보 지원에 '올인'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4일 조지아를 방문해 공화당 주지사 후보인 브라이언 켐프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웨스트버지니아 헌팅턴 공항 유세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웨스트버지니아에서는 공화당 패트릭 모리시 상원의원 후보가 민주당 조 맨친 의원과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마이애미 유세 연설을 지켜봤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말에 또 거짓말, 지켜지지 않은 약속에 또 지켜지지 않은 약속, 그게 바로 그(오바마)가 한 일"이라고 공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우리가 촉발한 놀라운 번영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냐, 아니면 급진적인 민주당이 미국과 우리의 미래에 커다란 레킹볼(건물해체를 위한 쇠공)을 던지게 놔둘 것이냐를 결정하는 선거"라고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것이라는 점은 인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습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은 하원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여전히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지금보다 23석을 더 차지하면 다수당에 오르게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가 얻은 것들을 지우고 번영을 뿌리째 뽑으려 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웨스트버지니아 유세를 끝낸 뒤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인디애나에서 유세를 이어갔습니다. 인디애나 유세에는 인디애나대학 농구팀을 이끌었던 유명 농구감독인 밥 나이트가 '깜짝 출연'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은 주말에도 숨 가쁜 유세 일정을 계속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몬태나와 플로리다, 4일 조지아와 테네시를 방문하는 등 금요일인 2일부터 중간선거 전날까지 나흘간 총 9곳에서 유세를 펼치는 강행군을 이어갑니다.
이에 맞서 오바마 전 대통령도 4일 인디애나와 그의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막판 주말 유세 일정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