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더커진 김광두의 쓴소리 "일자리 파괴 정책은 정의롭지 않은 정책"
입력 2018-11-02 14:43 

"일자리에 대해서는 성적표가 나쁘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2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안민정책포럼 주최 조찬세미나에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의 성패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대통령에게 경제정책을 조언하는 헌법기관이다. 문 대통령이 당연직 의장으로 있다. 김 부의장은 최근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운 경제 정책 기조에 대해 잇달아 쓴소리를 던져왔다.
원로 경제학자인 김광두 부의장은 '사람중심 경제'로 일컬어지는 문재인 정부의 'J노믹스'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부의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일자리가 바로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인데 일자리가 오히려 감소하니 논쟁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가 줄어들면 근로자 소득이 감소하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이 말하는 소득을 진작시켜 내수 성장을 이끈다는 논리의 고리가 끊긴다는 게 김 부의장 설명이다. 그는 "(정부 정책에서) 임금과 근로시간만 부각이 되고 사람에 대한 투자 교육 부분이 부각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기업의 위축"을 꼽았다. 그는 "정부가 기업의 도덕성 측면에서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여타 정부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고 강하게 추진하다 보니 기업들이 '정부가 우리를 적으로 본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 "정부가 기업을 적대시 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함께 과거의 잘못된 점을 고쳐나가야한다"고 했다.

강연 중 김 부의장은 일자리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했다. 그는 "어떤 경제정책이든 일자리를 파괴한다면 정의로운 정책이라 보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는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가능한 국민후생이 바로 일자리"라며 "정의로운 경제란 좋은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팀이 하나의 호흡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하는 인적구성이 중요하다"며 "안에선 토론을 벌이더라도 밖으로 나올 때는 하나로 집행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반 교체설이 나오는 시기라 관심을 모은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시각차로 불화설에 시달려온 바 있다.
다만 김 부의장은 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경제 사령탑 교체 시기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인사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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