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최고 퀄리티 앨범 만들어…지금이 해산해야 할 때"
입력 2018-11-01 17:09  | 수정 2018-11-01 21:40
10년 전 '장기하와 얼굴들(이하 장얼)'이 데뷔할 때, 완벽한 밴드 음악의 완성을 꿈꿨다. 장얼은 최근 정규 5집을 만든 후, 멤버들끼리 결과물을 미리 들어봤고, 결론을 내렸다. "해산이다."
2008년 '싸구려 커피'를 발표하며 한국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장얼은 헤어짐도 남달랐다. 1일 서울 여의도동 위워크에서 열린 장얼 마지막 앨범 감상회에서 장기하(36)는 "원래 마지막 앨범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 세월 동안 어떻게 하면 군더더기 없는 편성을 할 수 있을까, 군더더기 없는 사운드를 담을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요. 그런 기준에서 봤을 때 이번 앨범은 완성될수록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이번 음반이 최고라는 생각을 했어요. 6집이 더 좋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죠. 정점일 때 해산하는 게 좋은 타이밍일 거라고 합의했어요. 흥행이라는 기준으로 생각하면 좀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
이번 앨범 제목은 '모노(Mono)'다. 장기하는 "혼자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가 뭐가 있을까 찾아보다 모노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한번도 앨범 전체의 주제를 정해놓고 곡을 만든 적은 없어요.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만들다가, 한 시기가 지나서 8~9곡을 두고 보면 공통점이 발견되더라고요. 이번 공통점은 혼자라는 키워드였고요. 모노(단선 녹음 방식) 시절이던 1960년대 초반에 나왔던 비틀스 오리지널 바이닐을 몇 개 가지고 있는데요. (스테레오와 달리) 모든 악기의 소리가 중앙에 몰려 있음에도, 작곡과 편곡을 깔끔하게 하니깐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더라고요."
유독 이별에 대한 노래가 많이 수록된 앨범이다.
"노래를 만들 당시엔 저희 밴드를 마무리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기 전이니까요. 작곡 단계에서 의도한 건 전혀 아니에요. 그런데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겠다고 결정하고, 다시 음악을 들어보니깐 좀 의미심장하게 들리더군요."
장얼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인디 밴드의 '얼굴'이었다. 김반야 음악평론가는 "이들의 데뷔 이후에 인디 음악계 규모가 성장했다"며 "이 밴드를 인디계의 서태지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했다. 장얼은 올해 말까지 각종 공연과 전시로 팬들을 찾아간 후 내년 1월 1일 해체한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