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불안과 함께 썰물처럼 밀려나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한국을 찾고 있다. 코스피 반등과 함께 외국인의 '사자' 기조가 더해지면서 증시에 다시 한번 훈풍이 불어올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23포인트(0.26%) 내린 2024.4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050선까지 상승하며 사흘 연속 반등세를 이어가는 듯 했지만 장 막판 기관이 매도폭을 늘리면서 하락 마감했다.
눈에 띄는 점은 외국인이 매도 행진을 멈추고 매수세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물량을 사들이며 지수 하단을 방어하고 있다.
앞서 외국인은 코스피가 고점을 찍었던 1월 이후 꾸준히 순매도 기조를 이어왔다. 지난 2월에는 한달 간 2조8000억원을 순매도했고 이후 6월까지 꾸준히 '팔자'를 지속했다. 지수가 게걸음을 걷던 7~9월에는 잠시 '사자'로 나서며 지수의 반등을 도모했지만 지수가 재차 급락한 지난달에는 무려 4조6000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특히 지수가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9월 28일 이후 외국인은 단 3거래일 만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 기조를 나타내며 지수를 2000선 아래까지 떨어뜨렸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지수가 2000선 아래에서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동안 외국인들 역시 매수세를 나타내며 지수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외국인의 수급이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의 매수 선회를 저점 통과의 시그널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 급락 이후에는 저가 매수세 유입이 자연스러우며 특히 현 상황과 같이 매크로 및 금융여건이 견조 하다면 그 회복 속도 역시 가파르게 진행될 확률 또한 높다"면서 "이미 기술적으로도 지수는 과매도 현상을 보이고 있고 최근 외국인의 선물 매매 역시 하락 구간에 순매수세로 대응 중"이라고 말했다. 물론 미중 무역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섣부른 반등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 지수 레벨은 현저히 저평가된 수준이어서 반등의 가능성과 함께 강력한 하방 지지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은택 KB증권 글로벌주식전략팀장은 "예상과 다른 방향이지만 지지선이 뚫렸다고 저평가 매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긴 어려우며 11월엔 주가에 따라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기술적으로 주가 더블바텀을 그리는 과정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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