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2000선 붕괴…투자자 패닉
입력 2018-10-29 18:03  | 수정 2018-10-29 23:46
곤혹스러운 증권사 사장단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된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증권사 사장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주식시장 안정화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한주형 기자]
외국인의 '셀코리아'에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됐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과 전날 급락한 미국 증시, 국내 반기업·시장 정책 등이 맞물리며 국내 주식시장이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유가증권시장)는 전거래일보다 1.53% 하락한 1996.05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2000선 아래에서 장을 마친 것은 2016년 12월 7일(종가 1991.89) 이후 2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도 5% 넘게 하락하며 629.7로 장을 마쳤다. 이는 작년 8월 14일(종가 629.37) 이후 1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점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1607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지난 18일 이후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 순매도 규모는 1조9294억원에 달했다. 코스닥까지 포함하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4조5567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의 '셀코리아' 이유 중 하나는 상장사 실적 전망이 최근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상장사 173곳의 영업이익은 213조1382억원이다. 3개월 전인 7월 말 추정치(216조6596억원)보다 3조5214억원 낮아졌다.

반기업 정서에 미온적인 정부의 자본시장 대책도 한몫하고 있다.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시 하락이)패닉까지는 아니다"며 "주식시장은 24시간 점검체계로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변동성 확대 시 금융시장과 관련된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을 나름 갖고 있으니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정부는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증권 유관기관 중심으로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성해 운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 심리는 냉랭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시장 하락에 대응하고는 있지만 미온적인 부분이 없지 않다"며 "기업 실적 하락 우려감이 커진 가운데 투자 심리를 살릴 만한 반등의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증시 급락 소식도 하락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일호 기자 / 문재용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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