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연내 10조 투자 여력 있다는데…국민연금 하락장 구원투수되나
입력 2018-10-29 17:48 
국내 주식 하락장에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구원투수로 등판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면 국민연금을 대표주자로 내세운 연기금들이 이를 사들이며 지수 하락을 방어해 왔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 허용 범위를 감안하면 연내 10조원에 가까운 투자 여력이 있지만 내년 말까지 국내 주식 비중 계획을 감안하면 더 주식을 사들이기도 힘든 형편이다.
29일 매일경제가 국민연금의 자산군별 투자 비중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국내 주식에 기금의 19.1%를 투입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8.7%다. 2%포인트가 허용치인 것을 감안하면 연내 20.7%까지는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릴 수 있다. 7월 말 전체 기금 643조4179억원을 기준으로는 133조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7월 말 기준 국내 주식 평가금이 123조원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10조원 이상 여력이 있는 상태다.
이날 코스피가 2000선 밑으로 내려가면서 국내 증시의 위기가 커지자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하락장에 구원투수로 나서 달라는 요구 역시 커지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긴급 자본시장 점검회의에서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과거 주식시장 불안 시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중심을 잡고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며 "연기금과의 소통과 협의 채널을 가동해 시장의 자율 안정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라 내년부터 국내 주식 비중을 낮추기로 한 만큼 강한 매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말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전체 자금의 18.0%로 축소하기로 했는데 이미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주식 비중이 19.1%다. 내년까지 1%포인트 이상 비중을 줄여야 하는 만큼 연말까지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국민 노후자금인 기금의 특성을 감안하면 하락장에 무턱대고 국내 주식의 비중을 늘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금 운용의 취지를 감안하면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자금을 집행할 수는 없다"며 "연내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더라도 장기 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하락장에 저평가된 종목들을 저가 매수한다는 관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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