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수백억 들여 개인별장…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 검찰 송치

회삿돈 수백억원을 들여 개인 별장을 지은 혐의를 받아온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에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개인 별장을 신축하면서 법인자금 203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이 부회장 측은 "건물이 갤러리, 영빈관, 샘플하우스, 연수원 등 다목적으로 지어진 것으로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건물 구조가 야외욕조, 요가룸, 와인창고 등으로 타인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없는 전형적인 별장 형태라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이 사비를 들여 건물 내에 수십억원 대의 가구들여 놓은 것도 개인 사용 목적에 부합한다고 봤다. 또 이 부회장이 부지 선정, 건축 설계, 자재 선택 등 모든 건축 과정을 주도해 공사가 진행됐으며 완공 이후 법인 용도로 사용된 사실이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건축 과정, 건축물의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혐의가 인정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경찰은 이 부회장의 남편인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에게 혐의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주도 인물이 이 부회장이라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면서 수사 대상이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담 회장은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해 불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회사자금을 마치 개인의 자금처럼 사용하고도 불법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기업 소유주들의 잘못된 관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불법행위를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