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밀워키) 김재호 특파원] "스프링캠프 때부터 느꼈다. 감이라는 것이 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를 수상한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는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잘될 것이라는 예감이 시작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보스턴은 실제로 시작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크리스 세일과 크레이그 킴브렐을 중심으로 한 마운드, 여기에 에두아르도 누네즈, J. D. 마르티네스가 합류한 타선은 빈틈이 없어보였다.
그리고 이들은 108승 54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를 차지했고, 뉴욕 양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쉽지않은 상대들을 연달아 물리치며 월드시리즈에 올라왔다. 2013년 이후 5년만에 월드시리즈 나들이다. 2004, 2007, 2013년에 이어 21세기에만 네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전체 시즌 중 173일을 순위표 맨 위에 있었다. 3월 30일 개막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에게 4-6으로 지며 1패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날은 모두 5할 승률 위에 머물렀다. 연패는 3연패 이상 당한 경험이 없다. 한마디로 압도적이었다. 같은 지구에서 순위 경쟁을 포기한 볼티모어 오리올스(16승 3패) 토론토 블루제이스(15승 4패)를 상대로 일방적인 승부를 가져가며 착실하게 승수를 쌓았다. 탬파베이 레이스(11승 8패) 뉴욕 양키스(10승 9패)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6월에 잠시 흔들리며 1위 자리를 내줄 때도 있었지만, 바로 궤도로 돌아왔다. 6월 28일 1위 자리에 오른 이후 한 번도 이를 뺏기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라이벌 양키스에 3승 1패,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지난해 우승팀 휴스턴에 4승 1패를 기록했다. 디비전시리즈는 18안타 16득점을 몰아치며 양키스를 초토화시킨 3차전이 분수령이었다. 챔피언십시리즈는 1차전을 내줬지만, 이후 네 경기를 내리 이겼다. 난타전 끝에 8-6으로 이긴 4차전이 결정적이었다. 9회 2사 만루에서 나온 앤드류 베닌텐디의 다이빙 캐치는 더 캐치로 불릴만큼 결정적인 수비였다.
뭐니뭐니해도 타격이다. 정규 시즌 기간 팀 타율 0.268 OPS 0.792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제일 좋은 타격을 보여줬던 이들이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타율 0.253 OPS 0.745로 수준급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포스트시즌 첫 힛 포 더 사이클을 기록한 브록 홀트(15타수 5안타 6타점)를 비롯해 미치 모어랜드(9타수 4안타 2타점) 라파엘 데버스(20타수 7안타 1홈런 7타점) 마르티네스(32타수 10안타 2홈런 9타점) 잰더 보가츠(36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등이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언제 어떻게 터져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는 타선이다.
마운드에서는 네이던 이볼디가 선발과 불펜으로 14 1/3이닝을 던지며 단 3점만 허락했고, 크리스 세일(10 1/3이닝 4실점)도 선전중이다. 포스트시즌만 되면 맥을 못추던 데이빗 프라이스도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선발 첫 승을 거뒀다. 불펜에서는 라이언 브래시어(7이닝 무실점), 히스 헴브리(3 2/3이닝 무실점) 맷 반스(6 1/3이닝 1실점) 조 켈리(5 1/3이닝 1자책) 등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과 마무리 킴브렐을 이을 든든한 교량이다.
홈구장 펜웨이파크는 또 다른 요소다. 그린 몬스터를 비롯, 독특한 구장 구조를 갖고 있는 이곳은 보스턴 야수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곳이지만, 다저스 야수들에게는 정반대다. 다저스 외야수중 펜웨이파크 외야를 경험한 선수는 맷 켐프가 유일하다. 그마저도 2010년 3경기를 뛴 것이 전부다.
1선발 세일은 어깨 부상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다. 평균 97~98마일을 기록하던 그의 패스트볼 구속은 9월 92.82마일에 그쳤고, 10월에도 93.36마일을 찍었다. 강속구 투수가 구속이 떨어진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이를 의식한 그는 10월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포심 패스트볼의 비중을 35.4% 수준으로 줄이고 대신 싱커의 비율을 13.5%까지 높였는데 이같은 생존 방식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프라이스는 마침내 포스트시즌 선발 첫 승을 거뒀다. 그러나 시리즈 4차전에서 불펜 워밍업을 하고 5차전 3일 휴식후 93개의 공을 던진 그가 다음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 두 선발이 무너진다면 보스턴은 어려운 경기를 치를 수도 있다.
킴브렐은 최고의 마무리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평균자책점 7.11(6 1/3이닝 5실점)로 불안하다. 5경기 중 4경기에서 실점을 내줬다. 아직까지 블론세이브가 하나도 없는 것이 기적일 정도다. 마무리가 무너지면 그때는 정말로 살아날 방법이 없다. 5차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첫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한 것이 반등의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상대에게 낯선 홈구장 펜웨이파크는 팀의 강점이지만, 이들에게 낯선 내셔널리그 경기는 약점이 될 수가 있다. 알렉스 코라 감독은 공격력 유지를 위해 3, 4, 5차전에서 마르티네스를 우익수에, 우익수를 보던 무키 벳츠를 2루수에 기용한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는데 2루 수비가 낯선 벳츠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를 수상한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는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잘될 것이라는 예감이 시작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보스턴은 실제로 시작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크리스 세일과 크레이그 킴브렐을 중심으로 한 마운드, 여기에 에두아르도 누네즈, J. D. 마르티네스가 합류한 타선은 빈틈이 없어보였다.
그리고 이들은 108승 54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를 차지했고, 뉴욕 양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쉽지않은 상대들을 연달아 물리치며 월드시리즈에 올라왔다. 2013년 이후 5년만에 월드시리즈 나들이다. 2004, 2007, 2013년에 이어 21세기에만 네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전체 시즌 중 173일을 순위표 맨 위에 있었다. 3월 30일 개막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에게 4-6으로 지며 1패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날은 모두 5할 승률 위에 머물렀다. 연패는 3연패 이상 당한 경험이 없다. 한마디로 압도적이었다. 같은 지구에서 순위 경쟁을 포기한 볼티모어 오리올스(16승 3패) 토론토 블루제이스(15승 4패)를 상대로 일방적인 승부를 가져가며 착실하게 승수를 쌓았다. 탬파베이 레이스(11승 8패) 뉴욕 양키스(10승 9패)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6월에 잠시 흔들리며 1위 자리를 내줄 때도 있었지만, 바로 궤도로 돌아왔다. 6월 28일 1위 자리에 오른 이후 한 번도 이를 뺏기지 않았다.
지난 9월 이들은 애틀란타 원정에서 8회 이후에만 8점을 내며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사진=ⓒAFPBBNews = News1
위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8월 에이스 세일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8월 20일 탬파베이전 패배를 시작으로 8경기에서 2승 6패로 휘청였다. 그러나 충격을 견딜 수 있을만큼 2위와 충분한 격차가 있었다. 이후 마이애미 말린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등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7승 2패를 기록하며 다시 반등했다. 특히 9월 6일 애틀란타와의 워정경기는 역사적인 승리였다. 7회까지 1-7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이들은 8회초에만 6점을 내며 동점을 만들었고, 7-8로 뒤진 9회초 다시 2점을 내며 9-8 대역전승을 마무리했다.포스트시즌에서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라이벌 양키스에 3승 1패,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지난해 우승팀 휴스턴에 4승 1패를 기록했다. 디비전시리즈는 18안타 16득점을 몰아치며 양키스를 초토화시킨 3차전이 분수령이었다. 챔피언십시리즈는 1차전을 내줬지만, 이후 네 경기를 내리 이겼다. 난타전 끝에 8-6으로 이긴 4차전이 결정적이었다. 9회 2사 만루에서 나온 앤드류 베닌텐디의 다이빙 캐치는 더 캐치로 불릴만큼 결정적인 수비였다.
프라이스는 지난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마침내 포스트시즌 선발 첫 승을 기록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강점은 무엇인가뭐니뭐니해도 타격이다. 정규 시즌 기간 팀 타율 0.268 OPS 0.792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제일 좋은 타격을 보여줬던 이들이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타율 0.253 OPS 0.745로 수준급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포스트시즌 첫 힛 포 더 사이클을 기록한 브록 홀트(15타수 5안타 6타점)를 비롯해 미치 모어랜드(9타수 4안타 2타점) 라파엘 데버스(20타수 7안타 1홈런 7타점) 마르티네스(32타수 10안타 2홈런 9타점) 잰더 보가츠(36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등이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언제 어떻게 터져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는 타선이다.
마운드에서는 네이던 이볼디가 선발과 불펜으로 14 1/3이닝을 던지며 단 3점만 허락했고, 크리스 세일(10 1/3이닝 4실점)도 선전중이다. 포스트시즌만 되면 맥을 못추던 데이빗 프라이스도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선발 첫 승을 거뒀다. 불펜에서는 라이언 브래시어(7이닝 무실점), 히스 헴브리(3 2/3이닝 무실점) 맷 반스(6 1/3이닝 1실점) 조 켈리(5 1/3이닝 1자책) 등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과 마무리 킴브렐을 이을 든든한 교량이다.
홈구장 펜웨이파크는 또 다른 요소다. 그린 몬스터를 비롯, 독특한 구장 구조를 갖고 있는 이곳은 보스턴 야수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곳이지만, 다저스 야수들에게는 정반대다. 다저스 외야수중 펜웨이파크 외야를 경험한 선수는 맷 켐프가 유일하다. 그마저도 2010년 3경기를 뛴 것이 전부다.
J.D. 마르티네스는 3, 4, 5차전에서 수비를 볼 예정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약점은 무엇인가1선발 세일은 어깨 부상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다. 평균 97~98마일을 기록하던 그의 패스트볼 구속은 9월 92.82마일에 그쳤고, 10월에도 93.36마일을 찍었다. 강속구 투수가 구속이 떨어진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이를 의식한 그는 10월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포심 패스트볼의 비중을 35.4% 수준으로 줄이고 대신 싱커의 비율을 13.5%까지 높였는데 이같은 생존 방식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프라이스는 마침내 포스트시즌 선발 첫 승을 거뒀다. 그러나 시리즈 4차전에서 불펜 워밍업을 하고 5차전 3일 휴식후 93개의 공을 던진 그가 다음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 두 선발이 무너진다면 보스턴은 어려운 경기를 치를 수도 있다.
킴브렐은 최고의 마무리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평균자책점 7.11(6 1/3이닝 5실점)로 불안하다. 5경기 중 4경기에서 실점을 내줬다. 아직까지 블론세이브가 하나도 없는 것이 기적일 정도다. 마무리가 무너지면 그때는 정말로 살아날 방법이 없다. 5차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첫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한 것이 반등의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상대에게 낯선 홈구장 펜웨이파크는 팀의 강점이지만, 이들에게 낯선 내셔널리그 경기는 약점이 될 수가 있다. 알렉스 코라 감독은 공격력 유지를 위해 3, 4, 5차전에서 마르티네스를 우익수에, 우익수를 보던 무키 벳츠를 2루수에 기용한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는데 2루 수비가 낯선 벳츠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