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이야!" 못 알아들은 고려인 3세 자녀 참변
입력 2018-10-21 19:30  | 수정 2018-10-21 20:02
【 앵커멘트 】
어제저녁 경남 김해시의 한 원룸에서 불이 나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3세 자녀 두 명이 숨지고, 2명이 중화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부모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불이 났는데, 위급 상황을 알리는 한국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대피가 늦어 참변을 당했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택시 한 대가 건물 앞에 멈추고, 승객들이 내리자마자 당황한 듯 어찌할 줄 모릅니다.

잠시 뒤, 건물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고, 놀란 주민들이 건물을 뛰쳐나옵니다.

경남 김해시의 한 4층짜리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난 건 어제저녁 7시 40분쯤.

이 불로 4살, 14살 아이 두 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숨진 아이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고려인 3세 자녀였는데, 중화상을 입은 12살 형, 이종사촌 등 2명도 중태에 빠졌습니다.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화재 당시 방 안에는 아이 4명이 있었는데, 부모는 자리를 비운 상태였습니다."

중태에 빠진 아이들은 입국하지 채 2달도 지나지 않아 위급 상황을 알리는 한국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 "한국말은 아이들은 못하죠. (숨진 4살) 막내는 조금 하는 것 같은데, 위에 아이들은 잘 못 해요. (불이야라는 말을) 그것을 들었을 때는 빨리 대피할 수 있는데…."

아이들 4명은 취업 비자로 입국한 부모와 친척 등 7명과 함께 원룸에 살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부모님 두 분은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모임이 있어, 이모는 잠깐 시장 보러…. (부모님은) 김해 주촌 쪽에 공장에 다니시는데, 집도 전세 500에 월세 55만 원 정도…."

중화상을 입은 아이들도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화면제공 : 경남지방경찰청 김해동부소방서 시청자 최대한 김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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