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처음으로 독립 투표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어제(20일) AFP통신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의 독립추진단체 포모사(喜樂島)연맹은 이날 타이베이 민진당 청사 앞에서 대만 독립을 국민투표로 가릴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8만명이 참석했는데 이들은 중국의 압박에 항거하는 의미의 반병탄(反倂呑)과 대만 독립 국민투표를 시행하자는 정명공투(正名公投) 구호를 외쳤습니다.
독립 투표를 요구하는 성격의 시위로는 대만이 민주화된 이후로 처음이라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리덩후이(李登輝)·천수이볜(陳水扁) 두 전직 총통이 후원하는 포모사연맹은 대만 명의의 유엔가입과 함께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언해야 할지를 묻는 국민투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독립투표를 위해서는 헌법이나 영토를 변경하는 투표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법률의 개정이 필요합니다. 포모사연맹은 민진당 정부에 국민투표를 실행할 수 있도록 법률개정을 요구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현 민진당 정부는 독립투표 방안에 부정적입니다.
민진당은 대만 독립을 추구하고는 있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양안 및 국제정세의 현실을 인정하고 중국과의 현상유지를 국정 기조로 삼고 있습니다. 차이 정부의 이런 신중론은 일부 친독립 지지층과 괴리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차이 총통이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독립투표 법률개정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진당은 이에 따라 소속 당직자들의 타이베이 집회 참석을 금지하고 지지기반인 남부도시 가오슝(高雄)에서 '병탄에 반대하고 대만을 지키자'(反倂呑 護台灣)는 구호의 집회를 별도 개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