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충제 계란` 현장서 바로 검출한다
입력 2018-10-18 14:48 
KAIST와 재료연구소가 개발한 센서 연구는 나노분야 국제 학술지 `스몰(Small)` 최신호의 내부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자료제공 = KAIST]

국내 연구진이 '살충제 계란'을 현장에서 곧바로 검출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18일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신현 교수 연구팀과 재료연구소 김동호 박사 연구팀은 생체 시료에 들어있는 미량의 분자를 직접 검출하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대형 장비를 이용한 시료 전처리 과정을 건너뛰고도 신속하게 현장에서 달걀 속 살충제 성분을 골라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노분야 국제 학술지 '스몰(Small)'의 내부표지 논문으로 실린 이번 연구는 시료 검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줄 전망이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센서로 국내에서 문제가 됐던 달걀 속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 술폰'을 포함한 여러 성분을 검출해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시료 전처리 과정 없이 검출에 성공한 만큼 향후 현장에서 광범위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팀이 이 같은 센서를 개발할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은 바로 '라만 신호'와 '하이드로젤'에 있다. 레이저를 분자에 쏘면 보통 '분자 지문'이라고 불리는 고유의 라만 신호가 나타난다. 그러나 보통 신호 세기가 매우 약해 분자를 감지하는 데 활용되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금속 나노구조 표면에서 발생하는 표면 플라즈몬 공명 현상이 강한 세기의 기장을 형성한다는 점을 이용해 라만 신호를 크게 증가시켰다.

또한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시료의 정제 과정 없이 분자를 직접 검출하는 방법을 찾았다. 하이드로젤은 나노 그물 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단백질처럼 크기가 큰 분자는 통과시키지 않고, 작은 크기의 분자만 내부로 통과시킨다. 이 때문에 단백질의 방해 없이 표적 분자의 라만 신호를 키울 수 있다. 또한 하이드로젤이 전하를 띠는 경우 반대 전하를 띤 표적 분자를 선택적으로 흡착시킬 수 있기 때문에 표적분자만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신현 교수는 "새롭게 개발한 라만 센서는 식품 내 살충제 성분을 검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혈액과 소변, 땀과 같은 인체 속 시료에 들어있는 약물이나 마약 성분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의 직접 검출에도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