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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당국 제재 불똥튈라…농협·기업은행장 연말 뉴욕行
입력 2018-10-17 17:44  | 수정 2018-10-17 19:36
시중은행장들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금융당국자와 만나는 등 분주한 연말을 보내게 됐다.
지난달 미국 재무부의 테러·금융정보국 담당자가 국내 7개 은행 준법감시 임원을 개별 접촉해 대북 사업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일까지 맞물려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11월 중순 미국 뉴욕을 방문해 감독당국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뉴욕 금융감독청(DFS) 등 관계자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장은 앞서 올해 2월 처음으로 뉴욕지점 현장 점검을 나선 데 이어 재차 뉴욕을 방문하는 것이다. 지난해 뉴욕지점 준법감시(컴플라이언스)시스템 미비로 제재를 받은 이후 개선 조치 이행과 대책 마련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번 뉴욕 방문은 현지 당국의 뉴욕지점에 대한 컴플라이언스 감독 조치 이후 이뤄진 개선 현황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제재를 받은 농협은행 외에 제재 우려가 있는 은행들에는 불안감이 더 짙게 깔려 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12월 뉴욕 당국자와 만남이 예정돼 있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7월 DFS 정기감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2016년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미비로 개선 권고를 받았고, 2012년에도 미 당국의 고강도 조사를 받았던 터라 이번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미국 당국 눈 밖에 나면 자칫 은행 본사까지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며 "최대한 신경을 쓰면서 글로벌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앞서 현지 지점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FRB와는 시정조치를 약속하는 서면합의(written agreement) 이행각서를 썼고, DFS에서는 과태료 1100만달러(약 120억원)를 부과받았다.
당시 현지 준법감시 인력의 전문성 부족, 본점의 느슨한 감시 등이 원인이었던 탓에 시중은행들은 관련 인력 보강은 물론이고 담당 임원이 수시로 뉴욕지점을 방문하며 본점 차원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왔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해 초 자금세탁방지 담당자가 직접 뉴욕 당국자와 만나 상황을 공유했고, 이후에도 금감원 뉴욕 FRB와의 업무협약(MOU)과 금감원 뉴욕사무소를 통해 현지와 긴밀히 협의하며 감사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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