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상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입지를 정할때 일정 패턴이 있다는 글을 게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SPC그룹 파리크라상의 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리바게뜨' 대부분이 아파트 단지 입구나 횡단보도 앞에 있고 그 주위에 분식 프랜차이즈 '아딸'(감탄 떡볶이)이 자리잡는다는 것.
이 글의 댓글 창에는 "우리 동네도 그렇다", "안 그런 경우도 보긴 했지만 대부분 그런 듯", "철저하게 상권 분석해서 들어가니 성공 사례가 많은 것 같다" 등 동의하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SPC 그룹에 따르면 파리바게뜨가 새 점포를 낼 때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우선적으로 확인한다. 횡단보도, 정류장, 임시주차장 여부다. 이는 유동 인구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아파트 단지나 주변 상가도 입점시 고려 사항중 하나다. 집으로 가는 길에 매장이 있어야 하고 파리바게뜨 이외에 주변에 들를 만한 가게가 있어야 좋다는 것. 병원이나 관공서 등 손님이 많이 몰리는 건물 내부도 선호하는 장소다.
다만 매장 앞에 배전 기구나 실외기, 지하철 환풍구가 있는 곳은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된 건물이나 2층 이상인 곳도 가급적 배제한다.
파리바게뜨는 4000여 개에 이르는 매장을 보유한 대규모 프랜차이즈인 만큼 파리바게뜨 상권 분석을 염두에 두고 입점하는 업체도 있다.
아딸 창업주 이경수 전 대표가 정완진 저서 '처음에 도전이 있었다'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아딸은 프랜차이즈 지점을 낼 때 지켜야 하는 조건으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아파트나 동네 들어가는 입구, 신호를 기다리며 건너편 가게들을 보게 되는 횡단보도 앞, 파리바게트 옆 등 3가지를 내걸었다.
이 전 대표는 파리바게뜨 옆이라는 조건에 대해 "전국에 파리바게뜨 매장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리바게뜨 인근에 입점함으로써 동반 매출 상승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코리안 디저트 카페 '설빙'도 그들만의 위치 선정 방식이 있다. 설빙은 가맹점 사업자를 모집할 때 '2층에 최소 50평 이상의 대형 매장으로 점포를 열 것'이라는 조건을 권유한다. 2층은 소비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좋아하지 않지만 설빙은 오히려 2층 매장을 선호한다.
설빙 측은 "가맹점 사업자들의 초기 투자 비용을 덜어주고 소비자에게는 보다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1층에 20평 규모로 매장을 낼 수 있는 자금이면 2층에 최소 50평 매장을 열 수 있다는 것. 소비자 입장에서 넓고 편한 공간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게 설빙 측의 설명이다.
카페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와 '스타벅스' 사이의 관계도 눈여겨볼만하다.
'이디야는 스타벅스 근처에 입점한다'는 속설이 돌 정도로 이는 이디야의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여겨졌지만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디야 설립 초기에는 스타벅스가 입점한 곳 옆 매장을 노리는 '서브 스트리트' 전략을 썼지만 현재 스타벅스와 이디야는 서로 다른 입지 선정 조건을 택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유동인구가 많은 특정 지역에 매장을 집중시키는 '허브 앤드 스포크' 전략을 구사하는 반면 이디야는 지역별 수요에 맞춰 매장을 내는 '포인트 투 포인트' 전략을 따르고 있다. 초창기 전략으로 스타벅스를 활용하고 이후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며 성공 가도를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스타벅스는 1140개, 이디야는 22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디야 관계자는 "이디야 론칭 초기에는 스타벅스 옆을 노리는 전략을 펼쳤다"며 "지금은 매장 수가 크게 증가한 만큼 아파트 단지 등 독자적인 입점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외식경영 전문가는 "기업들이 입점을 하기 전 대부분 각자만의 출점 전략을 지니고 나오기 마련"이라며 "코너 매장의 경우 가시성이 뛰어나 투자비는 비쌀 수 있지만 수익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리바게뜨의 경우 코너 매장의 대표 사례"라며 "'배스킨라빈스'도 코너 매장을 입점 전략으로 택해 출점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