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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에 집중하겠다” 이별 앞두고 각오 다진 힐만 감독 [현장스케치]
입력 2018-10-13 16:39 
힐만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SK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13일 오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질 2018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2018 시즌 최종전에서 SK 구단은 힐만 감독의 자진사퇴를 발표했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그 동안 너무 감사했다.”
SK와이번스의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트레이 힐만 감독은 이별을 고했다. 물론 힐만 감독이 바로 떠나는 건 아니다. 힐만 감독의 포스트시즌에 대한 각오는 더욱 불타올랐다.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LG트윈스와의 시즌 최종전에 앞서 힐만 감독은 급하게 기자회견을 잡았다. 바로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는 기자회견이었다. 2016년 11월 SK와 계약한 힐만 감독의 계약기간은 2년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재계약을 해야 한다. 올 시즌까지 지난 두 시즌 동안 힐만 감독의 KBO리그 정착은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5위로 포스트시즌을 진출시켰고, 올해는 6년만에 2위와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끌었다.
SK가 재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SK구단은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때 재계약 의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힐만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힐만 감독은 구단에서 재계약 의사를 받았고, 너무 고마웠다. 하지만 11년 전 일본(2007년 닛폰햄 파이터스)을 떠날 때와 마찬가지 이유다. 그 때는 아이들의 학업 문제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이번에는 아버지와 어머니다. 2005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재혼하신 아버지가 올해 84세인데, 새어머니가 올해 넘어지셔서 옆구리를 크게 다치셨고, 그 과정에서 알츠하이머병까지 앓고 계시다는 걸 알게 됐다. 미국에서 연구 결과를 보면, 알츠하이머병을 걸린 사람보다 돌보는 배우자가 먼저 사망할 확률이 60%라고 한다.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 부모님을 케어하기 쉽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왜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나서 스스로 먼저 재계약하지 않았냐고 밝혔냐는 의문이 드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힐만 감독은 지금이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라 여겼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힐만 감독은 닛폰햄 감독에서 물러날 때도 많은 경험을 했다. 포스트시즌에는 나에게 포커스가 쏠리는 상황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오로지 ‘팀;에 관심이 모여야 하고, 그런 집중도가 흐트러지지 않기를 원했다”며 오늘 최종전이 끝난 뒤 PO가 열릴 때까지 13일 휴식기가 있다. 이 얘기를 끝내야 그 기간 동안 이 화제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여겼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문제로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대한 덜 미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포스트시즌에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남은 13일간을 오로지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플레이오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특히 힐만 감독은 한국에서 있었던 시간에 대해 정운찬 KBO 총재부터 일반 팬까지, 그리고 최창원 SK구단주, 류준열 대표이사, 염경염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 스태프들의 이름을 하나씩 들며 특별한 감사함을 전했다. 힐만 감독은 내가 떠난다고 해서 SK와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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