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18 세계지식포럼]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CEO "대학이 지혜를 가르치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18-10-12 17:20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창업자 겸 CEO는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지식포럼 `하버드보다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 미네르바 스쿨의 혁신 세션에서 "자신이 배운 내용을 새로운 맥락,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참된 교육이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교과과정이 없다면 지혜의 이전은 불가...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창업자 겸 CEO는 "갤럽 조사에 따르면 대학 학사 담당자들은 대학이 학생의 미래 직장을 위해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느냐고 했을 때 96%가 그렇다고 하는데 실제 회사는 11%만 그렇다고 답한다"라며 "회사는 신입직원에게 대학에서 무엇을 배운 것이냐고 불평을 하는데 문제의 핵심은 학생이 직장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벤 넬슨 CEO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지식포럼 '하버드보다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 미네르바 스쿨의 혁신 교육' 세션에서 "자신이 배운 내용을 새로운 맥락,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참된 교육이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교과과정이 없다면 지혜의 이전은 불가능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벤 넬슨 CEO은 새로운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미네르바스쿨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다. 미네르바 스쿨은 캠퍼스 없이 100% 온라인으로만 수업이 이뤄지는 혁신 대학이다. 이곳에 입학한 학생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1년간 지내고 이후 서울·런던·부에노스아이레스 등의 도시에서 거주하며 실제 삶을 배운다. 2014년 개교 이래 미네르바 스쿨은 아이비리그보다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는 이번 포럼의 주제이기도 한 글로벌 대혼란의 원인이 효과적인 리더의 부재 탓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개개인을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리더로 키우는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넬슨 CEO는 "모든 사람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정말 그런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라며 "한 학생이 최고의 명성을 갖춘 대학과 그 대학보다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는 대학, 두 곳에 합격했다고 한다면 주변 사람들은 전자를 추천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의 대학 교육이 대학 졸업 이후에 대한 준비가 불충분한 데 반해 비용은 지나치게 높다고 비판했다. 또 학생들이 졸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지 못하고 오히려 졸업의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만 하고 있고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넬슨 CEO는 "대학생들은 고등 교육 이후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한 채로 졸업을 하는데 배운 것을 일상생활에 어떻게 활용할 지도 모른다"라며 "그런데도 미국의 상위권 대학은 1년에 한 학생을 교육시키는 데 10만 달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교육 과정에 참여시켜서 졸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게 아니라 졸업 기준을 낮춰서 누구나 졸업할 수 있게 만든다"라면서 "대학들은 강의를 듣고 시험을 쳐서 학점을 매기는데 6개월만 지나면 10%만 머리에 남는다. 6개월 이내에 고장날 확률이 90%인 차를 구매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학교육은 차보다도 비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효과적인 상호작용 네 가지의 능력을 대학에서 키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넬슨 CEO는 "지혜로운 사람은 새로운 상황을 만났을 때 과거에 배웠던 것을 어떻게 적용할지를 아는 사람이며 이 네 가지 능력을 키우는 교과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미네르바 스쿨의 방식은 우리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20년 전 이미 하버드 대학에서 발견이 됐고 여러 연구에서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대학들도 우리와 같은 시스템을 채택하고 우리가 만들어낸 교육과정의 구성, 구조, 교육방법을 받아들이길 원한다"라며 "또 대학 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학비가 낮아져서 모든 학생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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