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배경찰서는 해외에 서버를 둔 채 610억 원 규모의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장소 등 개설)로 박 모씨(45)와 문 모씨(45)를 구속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고, 대포통장 모집책과 상습도박 피의자 등 25명을 검거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온라인 도박사이트(일명 '강남바둑이')를 개설해 국내 회원 2000여 명을 상대로 610억원을 입금받아 불법 도박을 하도록 했다. 피의자들은 대포통장 100여 개를 이용해 회원들에게 게임머니를 충전, 환전해주는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하며 환전수수료 10% 및 게임 배팅액의 1%를 받아 15개월 동안 128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박 씨는 수익금을 관리했고 문 씨는 수익금을 인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도박사이트 서버는 일본 도쿄에, 서버 관리는 중국에서 하면서 국내에는 수익금 관리, 홍보 관리, 대포통장 모집을 하는 역할을 두는 방식으로 법망을 피해가려고 했다. 또 범죄계좌의 거래가 정지돼 수익금이 동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계좌에 1000만원 이상이 모이면 이를 바로 출금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운영 조직은 경찰이 지난 8월 은행 ATM에서 고액의 현금을 수차례 인출하는 남성을 발견해 불심검문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중국 등으로 도주한 총책 이 모씨(41)와 조직원들의 여권을 말소하고 추적 중이다.
경찰은 "한탕주의를 조장하는 도박사이트 운영자 뿐만 아니라 사이트에 접속해 돈을 걸고 게임을 한 단순 도박행위자 역시 형사처벌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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