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식포럼에서 글로벌 팬더모니엄(Pandemonium, 대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집단 지성을 모아보자."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성황리에 열린 제19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 세계지식포럼의 주제는 '집단지성: 글로벌 대혼란 극복의 열쇠 (Collective Intelligence: Overcoming Global Pandemonium)'다. 팬더모니엄은 영국 시인 존 밀턴이 17세기 중세시대에서 르네상스로 옮겨가던 과도기의 혼란을 지칭한 말이다.
장대환 회장은 "오늘날 우리는 리더십의 부족, 민족주의, 금융위기, 자연재해 등 여전히 똑같은 상황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와 미중 갈등을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장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을 투키디데스 트랩(Thucydides Trap)으로 설명했다.
장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질서를 뒤흔들고 있고 WTO, NATO, UN에서 보듯이 세계 질서를 재조정하려 하고 있다"라면서 "중국도 외교, 군사, 경제력 등 모든 분야에서 국제적 영향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54명의 아프리카 지도자 중 53명이 베이징에 모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테네의 역사학자 투시디데스는 신진세력(Rising Power)이 기존세력(Ruling Power)를 대체하려고 하면 전쟁이나 충돌이 자연히 일어난다고 말했다"라면서 "역사적으로, 16건의 사례 중 12건은 2차 세계대전을 포함한 전쟁으로 마감됐다"고 덧붙였다.
동북아 안보와 신흥국 경제 위기도 이번 포럼의 중요한 이슈다.
장 회장은 "지정학적으로 동북아 안보는 북한의 비핵화에 달려 있으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시험장으로써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라며 "경제적인 관점에서 신흥국들은 긴축 발작(Taper Tantrum)에 취약해 터키 리라화와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폭락이 전세계에 퍼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등이 이끄는 새로운 질서로서 분권화(decentralization)에 주목했다.
장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 가운데 블록체인은 모든 의사결정과 거래가 열려 있기 때문에 신뢰에 근거한 분권화에 가장 큰 특징이 있다"라며 "우리가 '블록체인화'라고 부르는 것은 세계 지배의 확립된 질서를 흔들어 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분산형 세계에서는 G2 구조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고 G2 또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친구들이 필요하다"며 "나는 한국,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과 같은 아시아의 중강국들에게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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