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물폭탄 맞은 경북 영덕…전쟁터 방불
입력 2018-10-08 08:17  | 수정 2018-10-08 11:06
【 앵커멘트 】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빠져나간 뒤 곳곳에서 생채기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경북 영덕군의 피해가 가장 컸는데, 복구작업이 시작되긴 했지만,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할 정도라고 합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물 폭탄에 잠겨버렸던 한 전통시장입니다.

흙탕물에 뒤덮여 곳곳에 상품과 가재도구, 쓰레기 더미가 가득합니다.

쉴새 없이 물을 뿌리고, 흙범벅이 된 상품과 도구들을 닦고 또 닦아보지만,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 인터뷰 : 한용규 / 상인
- "보트를 타고 구조를 했으니까…. 거의 다 버려야죠. 방법이 없으니…."

수족관에 넣어둔 물고기는 부패해 바닥에 나뒹굴고, 영덕 대게는 흙탕물을 먹고 다 폐사했습니다.


인근 마트에 진열된 온갖 상품들은 마치 쓰레기처럼 처박혀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상석 / 상인
- "시장 전체가 잠기는데 5분도 안 걸렸습니다. 금액으로 따지지를 못하죠. 물건 재고만 5억 이상 되는데, 시설까지 다 하면…."

물이 빠진 학교 운동장은 뻘밭으로 변했고, 담벼락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인근 주택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뜯겨 나갔고, 가재도구는 모두 휩쓸려 나갔습니다.

성인 키 높이만큼 들어찼던 물에 상인들은 망연자실할 뿐입니다.

▶ 인터뷰 : 상인
- "천장까지 계단 입구까지 물이 차…. 8시부터 온다는 사람이 한 명도 안 와…."

수확을 앞둔 벼는 자갈에 파묻혔고, 좌초된 어선은 암초에 위태롭게 걸려 있고, 바닥은 아예 떨어져 나갔습니다.

잠정 집계 결과 이재민의 90% 이상이 이곳 경북 영덕군에서 발생했습니다.

영덕군 일대는 바다와 인접한 저지대여서 집중적으로 내린 빗물이 바다로 빨리 빠지지 않아 피해가 컸습니다.

복구가 시작됐지만, 아직 손도 대지 못한 곳이 많아 시간이 지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경북 영덕 지역에 긴급 재난구호지원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MBN 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고성민 VJ
영상편집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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