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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상상력·신뢰”…박해일, 장률 감독과 ‘군산:거위를 노래하다’(종합) [M+BIFF현장]
입력 2018-10-05 17:27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군산:거위를 노래하다’ 사진=‘군산:거위를 노래하다’ 포스터
[MBN스타(부산)=김솔지 기자] ‘군산:거위를 노래하다 장률 감독과 배우 박해일이 서로를 향한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영화 ‘군산:거위를 노래하다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장률 감독과 배우 박해일이 참석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중 하나인 ‘군산:거위를 노래하다는 갑자기 군산 여행을 가게 된 남녀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문소리, 박해일, 정진영, 박소담, 문숙, 이미숙, 명계남, 윤제문, 정은채, 한예리 등이 출연한다.

장률 감독은 ‘군산을 연출한 계기에 대해 몇 년 전에 목포에 간 적이 있다. 공간에 인상 깊었다. 목포에 일제 강점기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고, 정서들도 많이 남아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목포에서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어떤 인물이 목포에 가겠는가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배우가 박해일이었다. 목포에 갔는데, 다 좋은데 영화 내 등장할 민박집 중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군산에 갔는데 여기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목포와 군산의 두 공간의 질감은 조금 달랐다. 군산은 부드러워 보였다. 남녀가 같이 가서 연애하는 곳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영화의 리듬, 정서들이 공간을 바꾸면서 많이 변했다. 박해일 씨와는 목포부터 출발했고, 다른 배우들은 군산부터 시작해 어떤 연애를 하겠는가 대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장률 감독은 이야기 전개 구조에 대해 일상의 느낌을 그대로 했다. 우리가 순서대로 살지 않지 않나. 하지만 어떤 삶을 얘기할 때 순서가 없으면 그 삶을 얘기하기 어렵다. 사람은 중간쯤이 너무 중요한 것 같다. 이번 영화는 중간에서 시작하고 중간에서 끝난다. 그 원인 중 또 하나는 박해일 씨 역할은 어디에 머물지 못하는 인물, 앞으로 간다고 해도 그 동작이 거꾸로 가는 동작처럼 보인다. 반면 문소리 씨 역할은 긍정적으로 앞으로 간다. 두 사람의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군산:거위를 노래하다 사진=‘군산:거위를 노래하다 스틸컷


장률 감독과 또 한 번 작업하게 된 박해일은 ‘군산을 택한 이유로 ‘경주에 이어 장률 감독님과 부산국제영화제에 다시 찾게 돼 기쁘다. ‘경주 때도 마찬가지지만, 감독님과의 작업은 ‘어떤 이야기를 하실까가 첫 번째는 아니었다”면서 목포에서 군산으로 지역을 바꾸면서 거기서의 이야기가 감독님과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느꼈고, 여기서 한 작품이 나오겠구나 촬영하면서 느꼈다”고 얘기했다.

또한 장률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감독님과의 작업은 저라는 배우를 포함해 참여하는 많은 배우들이 궁금해 한다. 주변에서 장률 감독에 대해 도대체 어떤 분이길래 저런 작품이 나오냐며 많이 묻는다”면서 감독님은 섬세한 감정을 가진 배우들을 보듬어주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런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5년 정도 감독님과 시간을 보내며 세 작품을 해왔는데, 감독님과 첫 작업 땐 섞일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자리를 가지면 가질수록, 서로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지점이 많았고, 그게 관심이 되고 캐릭터와 작품의 이야기로 녹여내는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한국에 오셔서 만들어가는 작품과 전에 만들었던 작품들은 질감의 차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은 공간에서 이야기를 담아내는 걸로 알려졌는데, 앞으로도 지역명을 제목으로 하면서 영화를 찍으실 것 같다. 그러면서 전국 팔도 여행을 하실 것 같다. 국내 모든 배우들과 다 만나서 작업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얘기했다. 더불어 저예산이라고 하지만 감독님한테 예산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감독님의 상상력은 감이 안 잡힐 정도로 무한하다. 속을 알 수 도 없다. 동네 주민 같다가도 시인 같다”고 덧붙였다.

박해일은 장률 감독과의 작업에서 작품을 한 번도 깊게 해석하려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해석한다고 해도 명료한 지점이 없었다. 그럴 바엔 모든 걸 맡기고 현장에서 감독님의 이야기에 잘 귀 기울여서 카메라 앞에서 공기를 느껴보고 촬영해야 하는 공간을 느끼고, 감정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작업해왔다. 그건 신뢰가 없으면 나오기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장률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장률 감독 또한 박해일에 대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만난 배우다. 자주 떠오른다. 이 말이 조금 이상하지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해일 씨는 궁금증을 주는 친구다. 궁금증이 있어야 재밌는 관계가 되는 것 같다”면서 여기서 처음 말하지만 박해일 씨 연기에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많다. 어떤 배우들은 연기를 잘하는 방향이 하나다. 그런데 박해일 씨는 그 방향이 다양하다”면서 박해일 씨는 시인 같은 면이 있다. 자기만의 리듬이 있다. 그 부분에 항상 흥미를 가지고 있다”고 극찬했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4일부터 13일까지 영화의 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등 부산 일대에서 79개국 323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월드 프리미어는 115편(장편 85편, 단편 3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5편(장편 24편, 단편 1편)이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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