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긴급진단] "악재 더 크게 반영 중…보수적 대응 권고"
입력 2018-10-05 14:43 

국내 증시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 미·중 무역갈등 지속, 달러화 강세 등 삼중고에 시달리며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겹악재가 동시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어서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35.08포인트(1.52%) 내린 2274.49에 마감했다. 이날에도 약세를 보이며 장중 낙폭을 1% 이상 확대, 2250선 코앞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이날도 지수가 하락한 상태로 장을 마감하게 된다면 지수는 지난달 28일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맞게 된다. 닷새 동안 무려 90포인트 가량을 내주게 되는 셈이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달 초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8월 말 2300선을 회복한 이후 우호적인 수급에 힘입어 지난달 27일 약 3개월만에 2350선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분위기가 반전,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전날 미 국채금리는 장중 3.229%를 돌파하며 2011년 5월 이후 7년만에 최고치를 다시 썼다.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이 "중립금리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를 키웠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인 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인 채권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진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우려도 지속되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하는 매도 물량이 지속적으로 출회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미국의 대(對) 중국 2000억달러 관세 부과 이후 무역갈등이 표면에 부각되지는 않고 있으나 최근 외신들은 미·중 간 갈등 심화를 우려하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실제 중국 국방부는 미국이 남중국해 해역을 무단 침입해 중국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 이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던 양국간 외교 및 안보대화를 연기했다. 미·중 갈등이 무역을 넘어 군사·외교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물론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나 미·중 갈등은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 증시는 악재를 더 크게 반영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경절 연휴로 중국 증시가 휴장하면서 관련 악재가 홍콩 증시에 집중됐고, 홍콩 증시의 충격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악재가 산적, 동시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어서 당분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저가 매수세를 노린 자금들이 유입될 수 있어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여러가지 복합적 요인들의 동시에 출현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추세적인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달러화 강세는 국내 증시를 포함 신흥국 증시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여기에 이달 중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까지 발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와 환율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시기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가격의 상승, 유가 상승, 미 국채금리 상승, 중국에 대한 우려 등 매크로 가격 지표와 이머징 마켓에 대한 부정적 방향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음주 중국 수출입 지표 발표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리스크도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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