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길 잃은 화장품 로드숍…M&A마저 쉽지 않네
입력 2018-10-04 17:49  | 수정 2018-10-11 17:32
◆ 레이더M ◆
일부 국내 1세대 화장품 브랜드숍(로드숍)들이 지분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 과열 경쟁과 중국인 관광객 급감 등으로 인한 불황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시작된 네이처리퍼블릭 경영권 매각이 큰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현재 정운호 전 대표가 지분 75.3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그간 정 전 대표는 매각주간사를 통해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데 주력해 왔으나 마땅한 원매자를 찾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한때 중국계 기업들이 네이처리퍼블릭에 관심을 보였지만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인수·합병(M&A) 열기가 많이 식었다"며 "특히 매각금액을 두고 (정 전 대표가 원하는 가격과) 시장과 괴리감이 크다 보니 선뜻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6년 적자전환한 뒤 올해 상반기 기준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당기순손실 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산업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매각 희망가에)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잠재 매물 대비 인수 후보 풀이 풍부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네이처리퍼블릭​ 측은 "현재 당사는 경영권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스킨푸드 폐업설과 매각설이 동시에 흘러나오고 있다. 스킨푸드는 매각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지분율 77.28%)가 50% 미만의 소수 지분 매각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스킨푸드는 현재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사모투자펀드 관계자는 "스킨푸드는 적자가 계속 쌓여 외부 자금을 수혈하려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비공개 딜로 조용히 원매자를 찾아왔던 건인 만큼 대주주 일부 지분 매각 외에 경영권 매각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미 창업주에서 사모투자펀드 등으로 대주주가 바뀐 화장품 브랜드숍은 정체된 국내 영업 환경에서 벗어나 해외 진출을 다각화하는 등 성장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례로 미샤와 어퓨를 운영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는 국내 대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이후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MM PE는 K뷰티 브랜드로 미샤를 앞세워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은 물론 유럽권까지 판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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